10월 14일 산불이 휩쓸고 간뒤 초토화된 산타로사 시 커피 파크 주택지대의 항공사진. 강풍을 타고 번진 산불로 14일 현재 사망자가 총 38명 , 대피한 이재민 수는 10만명에 이르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정상윤 기자] “일주일 가까이 지속된 캘리포니아 산불로 현재까지 40여명이 사망하고 최소 5,700채가 넘는 가옥과 건물들이 전소됐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23명이었던 사망자는, 14일 현재 40여명으로 늘어났다. AP는 14일자 보도를 통해 이 같이 밝히며 “이재민 수는 집계조차 어려울 정도이며 수백명이 실종된 상태여서 인명 피해는 향후 크게 늘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불은 지난 8일 시작됐다. 바짝 마른 숲과 초원에 강풍까지 더하면서 산불은 급속도로 확산됐다. CNN은 시속 130km의 강풍을 타고 불과 수 시간 만에 확산됐다고 전했다. 시뻘겋게 달아오른 불길은 삽시간에 산에 있는 나무는 물론, 도로변 나무, 심지어 가정집도 집어삼키며 잿더미로 만들고 있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캘리포니아 전역으로 일어나는 산불 확산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AP는 지난 11일 주정부 긴급재난 서비스국(Cal OES)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공기 중 수분량이 적어지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된다”는 브라운 주지사의 발언을 전했다.

피해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은 불길이 손 쓸 틈도 없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탓도 있지만, 주민들이 제 시간에 대피를 하지 못한 탓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에 설치된 전봇대는 한국에서 보는 전봇대와는 다르다. 미국에 설치된 전봇대를 자세히 보면, 나무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불이 나면 전봇대는 쉽게 불에 탄다. 전봇대가 불에 타면서 전선과 통신선까지 끊기고 중계기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결국 전화는 불통되고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TV나 라디오도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산불에 대한 정보를 알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주민들은 화재의 심각성을 뒤늦게 알게 돼 큰 피해를 입게 된다.”

SBS는 피해자가 급증한 원인을 이렇게 분석했다. 해당 매체는, 사정이 이렇다보니 화재지역 주민들이 살아있는지를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고도 설명했다. 이번 산불이 난 지역이 워낙 많고 넓다 보니, 주민들의 생사를 확인하기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AP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각) 기준, 소노마 카운티에서 이번 산불로 숨진 사망자 17명 가운데 10명의 신원이 57세~95세 중장년층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장자들의 경우 거동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산불로 셀타워까지 무너져 연락이 두절되면서 피해지역에서 고립돼 결국 사망으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현장에서 시신을 수습 중인 당국은 연기와 화재 더미로 인해 시신을 찾아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이 늦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사망자는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캘리포니아 북부 등 17곳에서 화재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이를 진압하기 위해 1만명이 넘는 소방관과 소방헬기, 소방차 등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지역에 강풍까지 불면서 진화작업이 더욱 어려운 상태다.

14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전날 미 국립기상청(NWS)은 “북 캘리포니아 전역에 시속 35∼45마일의 돌풍이 불고 있다고 예보하면서 당국이 이날 소노마 카운티 일부 지역과 산타로사 동부 지역에 대피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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