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당시 뉴욕에서 만났던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7일부터 8일까지 ‘국빈방문’ 자격으로 방한한다. 이번 방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 일환으로 추진된다.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과 중국까지 3국을 연속으로 방문, 트럼프 행정부의 대아시아 전략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에서의 일정은 7일 도착 후 청와대 경내에서의 공식 환영식과 한미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 등으로 조율됐다. 저녁에는 국빈만찬과 축하공연, 양국 정상 내외의 신뢰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친교행사가 준비돼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기간 국회를 방문해 연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 대통령이 국회에서 연설한 것은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24년 여 만이다.

◇ ‘25년 만의 국빈’ ‘24년 만의 국회연설’ 각별한 의미부여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를 통해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대외적으로 밝힐 계기로 삼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APEC 참석에 앞서 들르는 한·중·일 3국 중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정책 연설을 하는 유일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 연설을 통해 한·미 동맹 강화와 북핵 문제에 대한 대응은 물론이고,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 및 정책 비전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빈방문’의 형태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박수현 대변인은 “국빈방한은 우리 대통령 임기 중 대통령 명의 공식 초청에 의해 국별로 1회에 한해 가능한 방문”이라며 “우리나라의 최고 손님으로 예우한다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국빈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상대국가의 원수 혹은 입헌군주제 하의 총리 같은 실권자만 가능하다. 미국 대통령 중에는 1992년 1월 조지 부시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방한했고, 최근 사례로는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빈방문 성사는) 우리가 초청을 하고 상대국이 받아들이는 형식”이라며 “의미는 어느 때보다 한미공조와 동맹이 중요한 때라는 데 의사일치가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빈으로 방문하고 국회연설을 함으로서 한미동맹이 부각되고 정책 비전도 천명하는 의미 있는 계기”라고 말했다.

◇ 한미동맹 강조로 ‘코리아 패싱’ 논란 차단 포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아베 신조 일본총리, 시진핑 중국국가주석과 연달아 만날 예정이다.

청와대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안보위기 속 최대 동맹국 대통령의 방문은 그 자체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꼽힌다. 다른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한국에 이어 중국까지 3국을 연달아 방문한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트럼트 대통령의 활동과 메시지에 따라 국가별 외교력이 비교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일각에서는 일본에서는 2박 3일, 한국에서는 1박 2일 체류하는 것을 두고 ‘코리아 패싱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 바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관계자는 “물리적인 시간을 가지고 의미부여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일정으로 세팅하고 메시지 발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일본이 2박3일이고 우리는 1박2일이지만 우리는 완전한 하루가 나오고 일본은 주말이 끼는 일정”이라며 “실제로 뭔가 할 수 있는 시간을 따지면 비슷하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한편 방한 중 개최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관련 안보사안과 함께 한미FTA 등 경제현안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과 의제는 양국이 아직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회담 직후 개최되는 공동언론발표에서 보다 분명한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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