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원외지역위원장들이 18일 긴급운영위원회를 열고 당 제2창당위원회의 지역·시도당위원장 일괄사퇴 제안에 대해 논의했다. 국민의당은 이를 통해 당내 분위기를 쇄신하고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국민의당이 다른 정당과의 통합‧연대 논의를 본격적으로 공론화하기로 했다. 쇄신의 일환으로 전국 지역위원장과 시‧도당위원장의 재신임도 묻기로 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체질을 밑바닥부터 개선하겠다는 각오다. 당의 ‘호남색’을 빼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수월하게 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국민의당 최고위원회는 18일 제2창당위원회가 제안한 시도당‧지역위원장 일괄사퇴안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였다. 김태일 제2창당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5일 “당원주권 수임자들은 모두 내려놓기, 비우기, 새틀짜기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며 내놓은 재신임 요구에 대해 찬반 의견이 갈린 것이다.

박주원 최고위원은 “(지역‧시도당위원장의) 전원 사퇴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절차적 문제가 있어 현실성이 없으므로 사퇴를 당 대표에게 전격 위임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며 부분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태우 청년위원장은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녹색깃발을 휘날리기 위해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보여야 한다”며 “내려놓기, 비우기, 새틀짜기를 통해 환골탈태해 위기를 극복해나가자”고 지역‧시도당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국민의당 제2창당위원회가 제안한 지역‧시도당위원장의 재신임 절차는 사실상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교통정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22명의 지역위원장을 갖고 있는 국민의당과 151명의 지역위원장이 활동하고 있는 바른정당의 수월한 통합을 위해서는 지역구 정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제2창당위원회에서는 이 같은 ‘혁신안’을 지지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당장 당 대표인 안철수 대표부터 “역동적인 논의 자체가 혁신이다. 분란이나 논란이 아니다. 혁신을 향한 당 의지는 일치한다”며 “당장 국민 마음이 움직이지 않더라도, 지지도에 반영되지 않더라도 차근차근 해나간다면 힘을 발휘하고 인정받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재신임’을 둘러싼 당내 반발을 일축했다.

4선 중진인 조배숙 의원도 “국민의당의 제2창당은 리모델링 수준으로 집수리를 하자는 게 아니다. 재건축으로 새 집을 짓겠다는 것이다”며 “작은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큰 틀에서 제2창당에 성공할 수 있도록 당원 모두 선당후사의 각오로 임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거들었다.

국민의당이 당의 정치적 방향을 본격적으로 공론화하기로 하면서 바른정당과의 연대 논의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제2창당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문병호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당은 적대적 양당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한 당이다. 그렇기 때문에 적대적 양당체제 중심에 있는 민주당과 한국당과는 연대가 어렵다. 굳이 다른 당과 연대 또는 통합을 한다면 그 대상은 바른정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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