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충인 화랑곡나방이 검출돼 논란이 되고 있는 에너지바.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강력한 턱을 가져 플라스틱도 뚫고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진 화랑곡나방.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화랑곡나방이 시중에 판매되는 식품에서 발견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화랑곡나방은 식품업계 최대 불청객이다. “식품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십중팔구는 화랑곡나방 혹은 유충이 그 주인공이다. 흔히 ‘쌀나방’이라고 불리는 화랑곡나방은 강력한 턱 덕분에 일반 포장지는 물론 컵라면, 플라스틱도 뚫고 들어가 알을 낳아 식품업계의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다.

업체마다 화랑곡나방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제조 과정에서의 문제라면 공정 과정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해결이 가능하지만, 화랑곡나방은 대부분 유통 단계에서 침투해 관련 대책을 마련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일부 업체에서는 화랑곡나방이 기피하는 천연물질을 개발해 이를 패키지에 적용하는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지만, 좀처럼 개발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화랑곡나방의 유입을 차단하는 기술 개발이 지연되면서 소비자들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라면부터 시리얼, 초콜릿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섭취하는 간식에서 화랑곡나방이 검출돼 식품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최근엔 유명 에너지바 제품에서 화랑곡나방 유충이 다량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MBN>에서는 ‘에너지바’를 먹으려다 화랑곡나방 유충을 발견한 한 고등학생의 사연이 보도됐다. 보도에서 제보자인 학생의 어머니는 “입에 넣으려고 하는데 시큼한 냄새가 나더라”며 “자세히 보니까 벌레 두 마리가 동시에 기어나오더라. 소름 끼쳤다”고 말했다. 실제 제보자가 당시 상황을 녹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에는 에너지바 틈 속에서 꿈틀대고 있는 화랑곡나방의 모습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제조사는 유입되는 화랑곡나방을 100% 차단하는 건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에너지바 뿐만 아니라 전 제품에 걸쳐 냄새를 차단하는 증착 필름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유통 단계에서 포장지를 뚫고 들어가는 화랑곡나방을 원천 차단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랑곡나방 유입을 막는 포장지 기술 개발이 지연되면서, 이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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