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차 중국 공산당 당대회에서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2기가 열렸다.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시진핑 주석은 3시간 20분 동안 국정보고를 통해 1기에 대한 평가와 2기 구상을 함께 밝혔다. 중국의 언론들은 시 주석이 언급했던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을 지지하며 “새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의 집권 2기는 단순히 연임에 성공한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던 ‘시진핑 사상’이 중국 공산당 당헌에 명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시 주석이 마오쩌둥, 덩샤오핑 등 중국역사에 획을 그은 지도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으로 평가된다.

◇ 마오쩌둥·덩샤오핑 반열에 오른 시진핑

중국 역사학자 장리판은 “마오쩌둥이 중국인민을 일어나게 하고 덩샤오핑이 부유하게 만들었다면 시진핑은 강대하게 하는 것으로 시대적 구분을 그으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미국 월가에서는 “황제의 대관식 같았다”고 표현했다.

정치와 경제정책의 방향성도 제시됐다.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보완하기 위해 시 주석은 “공급의 구조적 개혁”을 말했다. 국가 중심의 경제에 방점을 찍은 만큼 국가의 시장개입이 1기 보다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적으로는 ‘반부패개혁’을 유지했다. 특히 공산당 인사들만을 대상으로 했던 ‘쌍규’ 조치를 제도화함으로써 전국적으로 확대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강대한 국가’다. 2035년까지 중산층을 성장시켜 빈부격차를 해소, 선진국으로 나아간 된 2050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부상한다는 게 이번 국정보고의 요지였다. 무엇보다 대외적으로 종합국가력과 국제영향력 면에서 선두국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미국과의 패권경쟁이 치열해질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 미국과의 패권경쟁 예고, 우리 측 부담가중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정상회담 만찬장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AP>

실제 청와대는 시 주석이 당대회 이후 대외적 활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간 중국은 동아시아 안보는 물론이고 국제문제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시 주석의 당대회를 마치고 집권기반이 안정화 되면 북핵과 사드 등 외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봤다. 이를 계기로 북핵과 사드로 인해 악화됐던 한중관계를 전환하는데 기대감을 갖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우리정부는 시 주석의 공산당 총서기 연임이 확정될 시 “한-중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실질적 발전, 양 정상 간의 우의 및 신뢰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축전 등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는 단계”다.

다만 중국과의 관계개선에 여부에 대해서는 긍정과 우려가 엇갈린다. 중국이 경쟁자인 미국을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세운만큼 주변국가들에 대해 외교적 압박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미국과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은 주요 압박대상국이 될 여지가 있다.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전가림 호서대 교수는 “중국이 세계 총강대국이 되겠다는 얘기를 했다. 이런 목표점으로 가기 위해서는 굉장히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이라며 “주변 국가, 그리고 중국과 상당한 접촉을 해야 되는 국가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스트레스 테스트가 존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외교나 통상, 경제, 무역, 아니면 인적 교류에서도 상당히 위압적이고 제한적인 측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중국이 부상한다는 것은 기회가 되기 때문에 반가운 일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굉장히 부담스럽고 대응하기 껄끄러운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는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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