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인텔>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인텔 CEO가 페이스북과 협력을 통해 인공지능(AI)칩을 개발 중이라고 뜬금없이 공개해 세간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이들의 협력은 놀라운 사실이 아니지만, 갑작스런 발표에 페이스북이 당혹해하는 눈치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는 17일(현지시각) 자사 블로그를 통해 “페이스북과 새로운 인공지능 칩의 개발에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자사가 개발한 1세대 AI칩을 페이스북 등 관계사에 선제공하고, 피드백을 받아 2세대 AI칩을 개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업계에선 브라이언 CEO의 발언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보통 기업 간 사업제휴 내용을 공개할 땐 시기, 내용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의 협력은 크게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페이스북은 올해 4월 개최한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F8’에서 아마존,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퀄컴 등의 기업과 인공지능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페이스북은 이후 엔디비아, MS 등과 AI사업에서 구체적인 협력내용을 발표한 적은 있지만, 인텔과의 관계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 경제전문지 비즈저널은 이와 관련, “페이스북이 뒤늦게 이 프로젝트에서 엔지니어들이 인텔과 협력하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며 “그러나 두 회사는 공식적인 파트너십을 맺지 않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선 AI분야에서 뒤쳐진 브라이언 CEO가 조급함을 느낀 나머지 ‘페이스북’과의 협력을 과장 또는 성급하게 말한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낸다.

인텔은 과거 PC용 반도체 시장에서 1위 업체로 군림했지만, 최근엔 상황이 좋진 않다. 현재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은 퀄컴이 장악했고, AI칩 시장에선 엔디비아가 선두에 서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