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가 “고문이 있었다면 웜비어 같은 사망 상태가 됐을 것”이라면서 수감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급기야 오토 웜비어까지 등장했다. 웜비어는 북한 여행 중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미국인 대학생이다. 그는 귀국 엿새 만에 숨졌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겨냥해 “웜비어를 납치 고문했고, 의도적으로 상해를 입혔다”고 비난했다. 최순실 씨는 자신을 웜비어에 빗대 불만을 토로했다.

최순실 씨는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발언 기회를 얻어 “구속된 지 1년이 다 됐다. 한 평 되는 방에서 폐쇄회로(CC) TV를 설치해 감시하고 화장실도 다 열려 있어 감당하기 어려운 시간을 감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이 늦어지면서 삶의 의미를 갖기 힘들다. 약으로 버티고 있다. 고문이 있었다면 웜비어처럼 사망 상태가 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최순실 씨의 변호인 측은 병원 진단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진단서엔 최씨가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라 장기간 안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재 변호사는 “검찰의 추가 구속 영장 요구는 갑질 횡포”라면서 “3차 영장은 피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씨는 내달 19일 2차 구속 만기다. 하지만 기한 내 선고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추가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높다.

최순실 씨의 불만에 검찰과 법무부는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재판 지연에 대한 책임은 “증거에 동의하지 않은 변호인에게 있다”는 것. 특히 법무부는 “최씨가 수감된 방은 5.15m²(약 1.55평) 크기의 1인실이어서 화장실이 개방돼 있을 수밖에 없다. CCTV는 자살 우려 등을 고려해 설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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