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가 지난 20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 대해 '탈당 권유' 징계를 의결한 가운데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청원 의원이 홍준표 대표 자격과 당 운영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찬식 기자] 자유한국당 내 ‘친박 청산’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당 윤리위원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 핵심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탈당 권유 징계를 의결한 데 대해 친박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급기야 ‘정치적 협박’까지 등장했다.

“홍준표 대표는 정치인이자 지도자로서 당을 이끌 자격이 없다. 홍 대표 퇴진을 위한 당내 절차와 법적 절차를 강구해 나가겠다.”

친박계의 맏형으로 불리는 서청원 의원이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홍준표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서청원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대표는 알량한 법지식으로 혹세무민하고 있다. 당과 나라를 위해 홍준표 대표 체제는 종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청원 의원의 반격은 앞서 당 윤리위 출당 의결에 따른 것이다. 한국당 윤리위원회는 20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출당을 의결했다. 이후 박대출·이장우·김진태·김태흠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 친박계는 저마다 입장문을 내며 당 윤리위 조치에 반발하고 나섰다. 당사자인 최경환 의원 역시 앞서 국정감사차 외국 출장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청원 의원이 홍준표 대표 자격과 당 운영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서 의원은 홍준표 대표에 대해 "실망스럽게도 역주행만 하고 있다"며, "각성하고 대표직에서 사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시스>

이날 서청원 의원은 홍 대표가 연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도 끄집어내 사퇴를 압박했다. 서 의원은 “고(故) 성완종 의원 관련 사건 검찰수사 과정에서 홍준표 대표가 제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선) 누구보다 홍 대표 본인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서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관련된 ‘녹취록’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서 의원은 “홍 대표에게 여러분들이 물어봐 달라”며 “만약에 그 양반이 진실을 얘기하지 않으면 제가 진실의 증거를 대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정황을 공개할 수도 있다는 식의 ‘정치적 협박’인 셈이다.

서청원 의원은 홍준표 대표 퇴진을 위해 직접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홍 대표는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대법원의 최종심을 기다리고 있는 처지인데 이런 상황 자체가 야당 대표로서 결격사유”라며 “대선후보, 대표로서 뿐 아니라 일반당원으로서도 용인될 수 없는 일이다. 타 당 대표는 홍 대표보다 훨씬 가벼운 혐의로 수사 중일 때 사퇴했다”고 말했다.

이어 “홍 대표에게 보수 지도자로서의 품격과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사치일 뿐”이라며 “당원들은 그에게 사분오열된 당을 하나로 모으고 한국당을 보수진영의 굳건한 기둥으로 세우라고 명령했지만 그는 실망스럽게도 역주행만 하고 있다. 당과 나라를 위해 홍 대표 체제는 종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청원 의원이 22일 기자간담회에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대법원의 최종심을 기다리는 처지, 그 자체가 야당대표로서 결격사유"라며, "근신하고 자숙해야 할 사람이 당을 장악하기 위해 내로남불 식 징계의 칼을 휘드르고 있다"고 홍준표 대표를 비판했다

“새로운 희망을 위해 홍준표 대표 체제를 허무는데 앞장서겠다”고도 했다. “기소되면 당 대표 자격이 없으니 대표 자격 여부를 윤리위에 회부하겠다. 나는 이미 이번 사태에 대해 징계를 받았는데 일사부재리의 원칙에도 위배되고 명예훼손도 있으니 여러 가지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표도 물러서지 않았다.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의 준동에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출당 조치를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개인적인 영달을 위해 당 대표가 된 것이 아니고 잘못된 국정운영으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궤멸되어 가는 한국의 보수우파들을 재건하라는 역사적 소명을 받고 당원과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대표가 된 것”이라며 “가는 길에 내우외환의 어려움이 닥쳐도 당원과 국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거침없이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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