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와 이상돈 의원이 안철수 대표의 통합론에 거세게 반발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국민의당 내 통합 반대파 의원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통합파가 다수’라는 언론 보도와 달리 실제로는 소수라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무엇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지역적 기반과 이념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통합은 애시당초 어렵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국민의당이 커지고 잘되는 것을 (당내에서) 반대할 사람이 있느냐. 그렇지만 바른정당 20석 다 오는 게 아니다. 그러한 것을 위해서 우리의 정체성과 지역 기반을 포기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박지원 전 대표는 “국민의당과 합당을 한다고 하더라도 5석 내지는 7석 정도가 혹시 오려는지 모르겠다”며 “‘그렇다고 하면 의원들은 (통합을) 할 필요가 없다’ 이런 얘기가 더 많아졌다”고 밝혔다. 통합 반대파 의원이 5명에 불과하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가짜뉴스”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박지원 배제’를 내걸었다는 이야기에도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물론 유승민 의원은 부인하고 있으나, 정황상 그런 조건을 내걸 수 있다는 의심에서다.

박 전 대표는 “군불을 땠다는 사람이 안 땠다고 하면 뭐라고 하겠느냐”면서도 “그전부터 (유 의원이) 햇볕정책과 호남 세력은 함께할 수 없다고 하는 얘기는 쭉 회자됐기 때문에...”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군불은 때지 않았다는데 연기는 나고 있다”고도 했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도 당 대 당 통합은 불가능한 사안으로 판단했다.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이상돈 의원은 “애당초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거다. 반대할 가치도 없으니까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상돈 의원은 안철수 대표의 능력과 리더십에 강한 의문을 표출했다. 정치적 식견도 떨어지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이라는 불가능한 사안으로 당협위원장 일괄사퇴를 요구하는 등 당내 평지풍파를 일으켰다는 점에서다. 따라서 국정감사가 끝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안철수 대표가) 무엇보다 생각이 없지 않느냐. 오락가락 아니냐”며 “사드 반대에 앞장섰다가, 별안간 대선 다가오니까 사드 찬성하고 대북 제재해야 된다고 해서 티비 토론 때 유승민 당시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작살을 내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정치풍파를 일으킨 거 아니냐. 멀쩡한 당원들이 분란에 빠졌는데 그 책임은 무엇보다 안철수 대표와 그 주변 안철수 측 인사”라며 “(당내) 굉장한 비판과 격앙된 반대가 있다. 그래서 국정감사가 끝나게 되면 상당한 의원들이 ‘안철수 체제로 더 이상 갈 수가 없다. 안철수계와 갈 수가 없다’는 목소리가 분출될 것으로 저는 본다”고 관측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