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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산그룹 김희철 회장, ‘악성채무자’ 된 사연
벽산그룹 김희철 회장, ‘악성채무자’ 된 사연
  • 범찬희 기자
  • 승인 2017.10.2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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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산그룹 김희철 회장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악성채무자로 등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회장이 주택도시보증공사에 갚아야 할 채무금액은 총 14억8,000만원으로 이 가운데 4억9,000만원만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벽산>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아파트 브랜드 ‘블루밍’으로 알려진 중견건설사 벽산건설. 한때 시평 15위에 오르며 국내 주택시장을 호령하다 2014년 4월 파산 이후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벽산건설이 다시금 신문지상에 등장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악성채무자 명단이 공개됐는데, 벽산건설의 오너로 활동한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의 이름이 등재돼 있었던 것. 김 회장은 과거 자신의 자택으로 사용했던 마포구 빌라를 경매에 부치고도 약 10억원 가량의 빚을 여전히 갚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벽산건설 연대보증 선 김희철 회장… 3년째 10억원 채무미납

HUG가 ‘돌려받지 못한 돈’ 때문에 시름하고 있다. 자금횡령과 고의 보증사고 등으로 인해 건설사와 법인 대표로부터 받지 못한 확정채권은 7,66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41억원만 회수된 상황이라 천문학적 규모에 이른 채권회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황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분양사기, 채무면탈 및 자금횡령, 고의 보증사고 등 사회적 지탄과 물의를 일으킨 악성 채무자에 대해 은닉재산 발굴 등 채권회수 극대화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의원이 공개한 HUG의 ‘집중관리 개인채무자 현황’을 보면 총 34명이 악성 채무자로 분류됐다. 명단에 오른 대상 대부분은 중소건설사와 해당 기업의 핵심 관계자들로 최대 2,820억원(현진산업개발, 전상표 )에서 적게는 200만원(청구, 이금열)의 채무를 지고 있었다.

명단에 오른 기업 대부분이 특정 지역을 연고로 활동한 기업이라 일반에 생소한 반면, 유일하게 전국구 경력을 보유한 건설사가 있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 ‘블루밍’으로 알려진 벽산건설이다. 과거 벽산건설을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이끌었던 김희철 전 회장은 HUG에 14억2,000만원의 채무를 지고 4억8,000만원 가량을 갚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4월 벽산건설이 파산을 선언하고도 3년이 훌쩍 넘은 현재까지도 약 10억원의 빚을 갚지 않고 있는 것이다.

HUG가 벽산건설의 파산으로 인해 입은 실제 피해규모는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본래 전국 각 사업지에서의 하자보수 비용으로 150억원의 구상권을 갖고 있던 HUG는 벽산의 파산으로 인해 비용 대부분을 상각 처리했다. 이 가운데 20억원 가량을 김희철 회장이 연대보증인으로 섰는데, 법원에서 14억2,000만원만을 확정 판결해 해당 금액만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 상황이다.

하지만 실제 김 회장이 ‘책임’져야 할 금액은 이보다 더 컸을 것이란 보인다. HUG의 내부 규정이 바뀌면서 김 회장은 HUG가 대위변제한 150억원의 상당 부분을 직접 해결해야하는 위기를 가까스로 비껴갈 수 있었다. 2004년까지만 해도 건설사와 대표자가 채무에 대해 의무적으로 연대보증을 서야 한다는 규정을 두었던 HUG가 이듬해 신용등급 B+ 이상인 건설사를 예외로 두면서 건설사 대표들은 부담을 덜게 됐다. 김 회장의 경우 회사가 파산하기 직전까지 9년의 연대책임이 사라진 셈이다.

◇ 전문가 “고액 채무 경영인, 광범위한 금융거래 조사 필요해”

벽산건설 파산 후 HUG는 상각 분을 제외하고 김 회장이 연대보증인으로 선 채무를 환수하고자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전액 환수에는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5월 김 회장이 자택으로 사용한 서울 마포구의 고급빌라를 경매에 부쳐 환수한 1억8,000만원과 각종 가압류 등을 통해 현재 4억8,000만원이 회수 됐을 뿐이다. 

백주선 변호사는 “채무자의 급여 계약이나 금융거래방법은 다양하다. 대표이사의 급여에 갈음하여 회사로부터 스톡옵션을 받는 경우 급여채권에 압류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주)벽산 관계자는 "회장님 개인 채무에 대해서는 회사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주)벽산은 벽산건설을 제외하고 벽산페인트, 하츠, 인희, 인주로지스 등 벽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핵심 계열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