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가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호랑이와 곰이 2017년 프로야구 왕좌를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정규리그 1위 기아 타이거즈와 2위를 기록한 뒤 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를 제압한 두산 베어스는 오는 25일부터 한국시리즈에 돌입한다. 이른바 ‘단군매치’를 한국시리즈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함께해온 두 팀이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마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년간 연속해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3연패와 6번째 우승을 노린다. ‘해태 왕조’ 시절 수많은 트로피를 수집하며 프로야구 역대 최다우승팀(10회)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기아는 2009년 이후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승부는 예측불허다. 기아는 올 시즌 선발 20승 투수를 2명이나 배출했고, 최형우가 가세한 타선은 더욱 막강해졌다. 두산 역시 니퍼트와 장원준, 유희관 등 선발투수들이 탄탄하고, 강력한 타선은 플레이오프를 통해 달궈질 대로 달궈졌다.

두 팀의 올 시즌 맞대결 성적표는 8승 7패 1무로 두산이 앞서있지만 사실상 동률이나 다름없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는 딱 2번 만났다. 마지막은 2004년이다. 당시 정규리그에서 두산이 3위, 기아가 4위를 차지해 준플레이오프를 치렀다. 승자는 두산이었다. 1차전을 11대8로 제압한데 이어, 2차전에서는 9회에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2회에 만루홈런과 투런홈런을 터뜨려 승리했다.

30년 전인 1987년에는 전신의 만남이었다. 전기리그 2위를 차지한 OB와 후기리그 2위를 차지한 해태가 맞붙었다. 1차전은 해태가 가져갔지만, 이후 OB가 2경기를 챙기며 유리한 고지에 섰다. 4차전도 OB의 승리 쪽으로 기울었지만 해태는 9회말 극적인 동점을 만들고 연장 폭투로 승리하며 승부를 5차전으로 가져갔다. 5차전은 분위기를 빼앗은 해태의 완승이었다.

이처럼 올 시즌은 물론 역대 포스트시즌에서도 두 팀의 상대전적은 막상막하였다. 진검승부를 앞두고 있는 셈이다.

최근 2년간의 한국시리즈는 치열한 승부와 다소 거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2015년엔 삼성 라이온즈의 일부 핵심 선수들이 도박 연루 문제로 이탈했고, 지난해엔 두산이 워낙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두 팀 모두 최강의 전력을 꺼내들 수 있다.

과연 두산이 3년 연속 우승으로 ‘왕조’를 완성할 수 있을지, ‘원조 왕조’ 기아가 이를 저지할지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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