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여의도 국회=이미정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가 23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기업의 구조조정을 책임지고 있는 산업은행에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집중됐다. 특히 조선‧해운사의 구조조정과 한국GM의 철수설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 대우조선해양 회생ㆍ해운업 구조조정에 송곳 질의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산업은행 출자사들의 관리 문제가 쟁점 사항으로 부각됐다. 우선 수조원대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에 질문이 집중됐다.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이 “출자사 27곳의 장부상 지분가치가 4,422억여원에 불과하다”면서 “이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지분가치는 5,800만원에 평가된다”고 현재의 손실에 대해 꼬집었다.

회생 가능성에 대한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은 “올해 상반기 대우조선이 흑자로 전환했지만 이는 채무재조정에 대한 착시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에 향후 조선업 전망에 진단을 요청했다.

이동걸 회장은 대우조선이 향후 조선업 전망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회장은 “상반기 흑자전환했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며 “수주가 살아나고 있지만 아직은 낙관하기 어렵기에 장기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다만 “부실의 주요 원인이었던 해양 플랜트의 부실이 상당부분 해소되고 있다”며 기업 회생 가능성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진해운 파산 1년을 맞아 해운업 구조조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부채비율, 선적처리비용량, 해운업 자산 등의 수치를 제시하며 “금융이나 경쟁력 측면에서 봤을 때 정부가 한진해운이 아닌 현대상선을 지원하기로 한 결정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같은 지적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현재의 과제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는 과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경쟁력 평가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이 있지만 지금은 현대상선의 경쟁력을 빠른 시일안에 회복시키는 게 과제”라고 답했다.

이 회장은 의원들의 공세를 대체적으로 여유롭게 막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한국GM 이슈에는 진땀을 흘려야 했다.

◇ 한국GM 사장, 증인 출석… 철수설 즉답 피하고 앵무새 답변

산업은행이 지분 17%를 보유해 2대주주로 있는 한국GM는 최근 철수설에 휘말린 상태다. 이날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은 이 논란에 대한 핵심 공격수로 나섰다.

지 의원은 한국GM의 본사에 과도한 이익을 몰아주는 구조에 대해 비판을 가하며 산업은행의 안일한 대응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한국GM이 부실에 빠진데에는 높은 매출원가율과 고금리 차입, 과도한 업무 비용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이 주주로서 제대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재무상 문제에 대한 자료 제출과 시정을 요구했지만 소액 주주로서 대주주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막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재차 그가 소액 주주로서의 한계만을 거론하자 “17%가 적은 지분이냐”는 날선 반응이 나왔다.

지 의원은 “미국 본사가 막대한 돈을 많이 가져가는 동안, 산업은행의 보유한 한국GM 주식 가치는 휴지조작이 됐다”며 “산업은행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국GM의 지분의 장부상 평가 가치는 0원이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날선 추궁은 오후 증인으로 출석한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에게 이어졌다. 지 의원은 카젬 사장에 회사 부실의 배경과 철수설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특히 철수설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요구했지만 카젬 사장은 두루뭉술한 답변만을 이어갔다.

그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지 의원은 철수 가능성에 대해 YES와 NO로만 답변해달라고 재차 질의했음에도 답변은 같았다. 
 
이에 질문과 답변에 50분간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철수설을 잠재울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증인 질의가 끝난 후 이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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