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 삼성전자 전무가 20일 글로벌 TV시장 트렌드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삼성전자가 TV사업과 관련해 외부 기관의 조사결과에 이례적으로 신뢰성 문제를 제기했다. 타 조사기관의 집계결과 글로벌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자신들이 여전히 1위를 기록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글로벌 프리미엄 TV시장에서 1위 이미지 지키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 삼성전자 “프리미엄 TV시장 1위… IHS자료와 달라”

지난 20일 삼성전자가 개최한 ‘글로벌 TV시장 트렌드 브리핑’에선 글로벌 TV시장점유율에 대한 삼성전자의 열띤 설명이 이어졌다.

이윤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전무는 이날 발표에서 시장조사업체 GfK와 NPD의 자료를 공개하면서 “글로벌 TV 시장 전체 점유율은 연초 35%에서 지금 33%를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또 “가격대별로 보면 고가에서 (점유율이) 상승하는 추세”라며 “2,500달러 이상에선 (연초 31%에서) 최근 42%를 넘겼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날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조사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IHS마킷은 올해 2분기 2,5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소니와 LG전자가 각각 점유율 38%, 33%로 1, 2위를 차지고, 삼성전자는 17%로 3위에 그쳤다는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IHS마킷의 경우 TV제조사가 유통사에 공급하는 수량만 놓고 점유율을 산정한 반면, 이번에 공개한 GfK·NPD의 조사결과는 ‘실제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수량을 기반으로 조사됐다고 강조했다. 또 IHS마킷은 제품 카테고리별 평균판매단가를 매겨 구분짓는데, QLED는 55인치 UHD TV에 포함돼 IHS마킷의 프리미엄TV 점유율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즉, 자사가 연초에 내놓은 QLED TV의 판매량이 점차 증가 중이며,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살짝 부침은 있었지만 현재 1위 자리에서 격차를 벌이고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이번 설명이 이례적이라는 시각이다. 시장조사업체의 자료는 여러 분야에 사용되는데, GfK·NPD와 IHS마킷 중 어떤 조사결과가 더 확실하다고 단정하기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삼성전자는 GfK·NPD의 자료를 내부 마케팅 전략 수립에 사용하는 반면, IHS마킷은 사업보고서 등 외부 발표 자료에 활용 중이다. 또 올해 반기보고서에선 자체적으로 2분기 글로벌 TV시장 점유율을 20.5%로 추정한 바 있다.

특히 IHS마킷의 2분기 조사결과가 설득력을 얻은 배경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이 1분기 3.8%에서 2분기 2.9%로 하락한 데 있다. GfK·NPD의 자료처럼 2,500달러 이상 TV시장에서 올해 4~6월 점유율이 실제 상승했다면, 영업이익률의 하락은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한 업계의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1위 타이틀을 마케팅에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는 기업 중 한 곳”이라며 “점유율 유지를 위해 수익률을 포기하고 과감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연초부터 판매구조를 대형, 프리미엄 위주로 조정하다보니 수익률이 감소했다”며 “연말 좋은 실적을 기대해도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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