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해 8월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 조합원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한국타이어 산재 관련 문제를 제기하며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에서 근로자 1명이 작업 중 사망했다. 피해자는 컨베이어벨트에서 끊어진 고무를 끄집어내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해당 공장은 작업중지 명령으로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벌써 10년째 반복되고 있는 산재사고에 ‘죽음의 공장’ 악몽이 또 다시 재연되고 있는 분위기다.

사고는 지난 22일 오후 7시15분께 발생했다. 한국타이어 금산공장 정련공정에서 일해 온 A씨(33)는 이날 컨베이어 벨트와 롤에 끼어 숨졌다. A씨는 고무원단을 옮기는 컨베이어벨트에서 끊어진 고무를 끄집어내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설비는 작업 중 근로자들의 팔과 다리 등 신체가 끼이는 협착 사고가 수차례 발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한국타이어 공장 내 사고가 어제오늘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았지만,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 측은 1996년부터 2007년까지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근무하다 숨진 근로자가 108명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에선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61명의 근로자들이 사망했다. 한국타이어가 ‘최악의 살인기업’이란 오명을 쓴 이유다.

산재 실태는 더 심각하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8월 한국타이어 산업재해와 관련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고용노동부에 확인한 결과, 지난 5년간 한국타이어에서 산재 피해를 입은 이들은 330명으로 공식 집계됐다”며 “하지만 한국타이어의 산재신청률 자체는 1%가 안 된다. 산재를 신청한 노동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고, 각종 비상식적 탄압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6월엔 한국타이어 생산현장에서 다수의 산재사고가 발생했음에도 관계당국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은폐 의혹까지 불거진 바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은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산재발생 보고 의무를 각각 11회, 7회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 기간 고용부에 적발된 전국의 사업장 가운데 두번째로 많은 건수에 해당한다.

현재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은 운영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사망 사고 후 공장 가동이 중단됐으며,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이 작업중지를 명령했다. 정확한 사고원인이 파악돼야 가동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23일 공시를 통해 “(22일 발생한) 금산공장 재해발생으로 인해 대전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전면작업중지명령서를 받았다”며 “재해 원인 파악 후 조치를 완료해 지방노동청의 확인을 받아 작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생산 중단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 있으나, 조속한 작업재개를 통해 차질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