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지난 23일 국회 환노위 국감에 참석해 군산조선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 23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 오후 질의 시간,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이 증인들을 대표해 선서에 나섰다. 굳은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후 한동안 기다리던 강환구 사장은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의 질의순서가 되자 다시 마이크 앞에 섰다.

김삼화 의원은 우선 고용노동부 군산지청장에게 “올 상반기 군산의 남성 취업자 수는 감소하고, 여성 취업자 수는 증가했다.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군산지청장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이 중단됐고, 한국지엠도 어렵다. 그렇다보니 일하는 남성들이 줄고 여성 취업자 수가 늘어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김삼화 의원은 강환구 사장에게 “최길선 회장이 7월 28일 청와대 기업인 간담회에서 내년까진 어렵더라도 2019년에는 회사 사정이 괜찮아 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며 “그러한 발언에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가졌는데, 얼마 전 정무위 국감에서 권오갑 부회장은 바람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을 물은 뒤 “최근 수주 소식이 이어졌고, 선박 관련 전문기관에서 좋은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 주가도 최근 3년을 기준으로 보면 올랐고, 여기엔 상선 시황이 좋아진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군산조선소 재가동은 실현 가능성이 있는 목표인가, 아니면 바람일 뿐인가”라고 질문했다.

강환구 사장은 다소 힘이 빠진 목소리로 “정확히는 모르지만, 지금으로서는 군산조선소가 상당히 어렵다고 말씀드린다”며 “(최길선 회장의 말은) 희망 섞인 말로, 경기가 오랫동안 어려웠으니 2019년, 2020년에는 잘 되지 않겠나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김삼화 의원은 “자꾸 어렵다는 얘기만 하는데, 현대중공업은 6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사내유보금도 14조원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올해 국감에서 현대중공업 경영진들은 모두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만 내놓았다. 현대중공업은 물론 한국지엠마저 좋지 않은 상황에 놓인 가운데, 겨울이 다가오는 군산의 온도는 더욱 냉랭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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