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24일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배틀그라운드' 국내 론칭 관련 사업전략을 공개했다. 사진은 이날 쇼케이스에 참석한 김창한 펍지주식회사 대표.<시사위크>

[시사위크|양재=장민제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글로벌 흥행작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의 국내 출시 전략을 공개했다. 이들은 ‘게임 밸런스를 해치는 유료 아이템의 출시금지’를 비롯해 통합서버 운영 등 ‘게임성 유지’를 약속했다. 또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수익성 확보와 더불어 국내 흥행 가속화, PC방 산업 부흥 등 다양한 효과를 노린 전략을 발표했다.

◇ 카카오게임즈 ‘배그, 게임성 유지에 최선’

블루홀 자회사 ‘펍지주식회사’(전신 블루홀지노게임즈)가 개발한 배그는 올해 최고의 흥행작으로 꼽힌다. 지난 3월 글로벌 게임플랫폼 ‘스팀’에 사전체험 출시만으로 판매량 1,800만장을 돌파, 국산 게임으론 최초로 스팀 서비스 1위에 올랐다. 또 국내 PC방 점유율은 약 25%를 달성했다.

인기비결은 독특한 설정이다. 배그는 100인의 유저가 고립된 섬에 생존을 위해 전투를 벌이는 게임으로, 어떤 유저든 맨몸(제로베이스)으로 시작한다는 게 특징이다. 유저들은 다양한 지형지물 속에서 무기를 습득, 전투를 벌이게 된다.

이에 일각에선 지난 8월 카카오게임즈가 배그의 국내 퍼블리싱을 맡았다는 소식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배그에 카카오게임즈의 캐쉬템이 적용되면 게임성이 훼손될 것이란 예상에서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 김상구 이사는 24일 개최된 ‘배틀그라운드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게임성, 서버구조, 판매방식을 동일하게 할 예정”이라며 “(능력치에 영향을 주는 아이템은) 절대 팔지 않기로 개발사와 협약했다”고 말했다. 다만 “꾸미기 아이템 등은 서비스 진행 상황에 맞춰 추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카카오게임즈는 통합서버를 통해 기존 유저들과 한 곳에서 게임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이사는 “(배그의) PC방 점유율이 25%에 달하는 상황에서, 기존 유저의 단절보다 같이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유저들의 편익을 증진시킨다고 생각했다”며 “개발사와 협의해 통합서버를 운영키로 했다”고 말했다.

24일 열린 배틀그라운드 미디어 쇼케이스에 참석한 관계자들.(좌측부터) 카카오게임즈 박택곤, 김상구 이사, 배틀그라운드 김창한 대표, 조웅희 부사장.<시사위크>

◇ 카카오게임즈, 'PC방 프리미엄 서비스' 노림수는?

카카오게임즈의 배그 론칭전략은 이미 인정받은 게임성을 유지하되 국내 실정에 맞는 상품으로 흥행을 극대화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 중심엔 PC방 프리미엄 서비스가 존재한다.

우선 카카오게임즈는 스팀과 동일하게 패키지 판매방식을 도입했다. 일반유저들은 배그의 패키지만 구매하면 별도의 추가비용 없이 즐길 수 있다. 다만 국내 실정에 맞게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를 추가로 내놨다. 패키지를 구매하지 않은 고객들도 다음게임과 제휴된 PC방에서 추가요금만 내면 플레이가 가능한 방식이다.

이는 수익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 그간 배그를 즐기기 위해선 해외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패키지를 구매해야 했다. 국내 판매 수량은 130만장으로 적잖은 편이지만, 배그의 유명세에 비해선 미흡하다.

여기엔 패키지 구매비용에 대한 부담과 더불어 배그를 플레이하기 위해선 최신 사양의 PC가 필요하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업그레이드를 주기적으로 하는 PC방에서 패키지 구매 없이 플레이 할 수 있게 함으로써, 배그의 확산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PC방 점주들 입장에서도 나쁘진 않다. 현재 스팀은 자사가 서비스하는 게임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고 있다. 물론 유저들이 PC방에서 자신의 스팀계정으로 배그를 플레이하는 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배그 패키지를 구매하지 않은 스팀 유저는 플레이가 불가능하다.

이에 일부 PC방에선 점주 등의 명의로 ‘스팀 계정’을 개설, 불법적으로 배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정이다. 카카오게임즈의 배그 퍼블리싱으로 합법적인 서비스 수단이 제공되는 셈이다.

김상구 이사는 “지금 배그의 성과도 대단하다고 생각되지만, 아직도 더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PC방 서비스가 시작되면 부담 없이 플레이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PC방에 2개월 무료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이를 위주로 랜파티, 게임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PC방의 붐이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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