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박남춘 의원 등과 함께 인천 연안부두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오는 11월 14일부터 4박 6일간 미국을 방문한다. ‘전술핵 배치’ ‘자체 핵무장’ 등 보수 측 의견을 미국에 전달하고 있는 홍준표 대표의 맞불성격으로 보인다. 추미애 대표 측은 방문단 규모와 미국 주요인사들과의 만남일정 조율에 착수한 상태다.

민주당에 따르면, 추미애 대표는 백악관 NSC를 방문하는 것으로 미국 워싱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정부 주요인사들과의 면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한국전쟁 참전 용사촌을 방문한다.

◇ 맥 마스터 등 고위인사들과 면담 조율

또한 미국 의회를 방문 ‘코리안 코커스 간담회’에 참석하고 존스홉킨스 한미연구소에서 연설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 등 미 의회인사들과의 면담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워싱턴 동포 및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방미기간 외신과의 인터뷰도 병행한다.

워싱턴 일정을 마치면 뉴욕으로 이동해 경제관련 일정도 소화한다. 뉴욕 경제인들과의 간담회에 이어 미 연방준비위원회 및 뉴욕 증권거래소 방문도 예정돼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 기준금리 및 가계부채 문제에 큰 영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 일정으로 보인다. 아울러 뉴욕에 위치한 UN본부 방문도 계획했는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만남 가능성도 주목된다.

이번 방미를 통해 추 대표는 북핵 및 한반도 평화 구축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입장이다. ‘탄탄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평화적인 북핵 해결’이 핵심이다. 이는 ‘최대압박을 통한 외교적 해결’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도 일치된다. 추 대표는 앞서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의 “인내를 믿는다”는 방한 메시지를 높게 평가한 뒤 “일관성을 가진 전략이어야 (북한을) 대화테이블에 나오게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 ‘전술핵 배치하겠다’는 홍준표 방미 맞불성격

미국을 방문한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폴라이언 미 하원의장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아울러 홍준표 대표의 행보를 견제하고 혹여나 있을지 모를 미국 측의 오해를 해소할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홍준표 대표는 ‘전술핵 재배치’ 혹은 ‘자체 핵무장’을 요구하고 있다.

토머스 섀넌 국무부 정부차관과 만나 전술핵 재배치의 필요성을 강조한 홍 대표는 미국외교협회(CFR) 간담회에서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스스로 핵무장을 할 수 밖에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제1야당 대표로서의 품격 뿐 아니라 외교적 혼선까지 야기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야당 지도자들이 외교적 혼선을 일으키거나 품격 없는 언행으로 대한민국의 격을 떨어트리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도 “대한민국의 협상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발언으로 경거망동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따라서 추 대표의 방미 관전 포인트는 미국 내 고위인사를 만나 정부여당 측 입장을 얼마나 전달할 수 있느냐로 압축된다. 무엇보다 홍 대표의 방미 직후 이뤄진다는 점에서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홍 대표의 경우, 야심찬 일정을 준비했으나 정작 미국 정부 내 장관급 인사와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해 ‘초라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추 대표가 홍 대표 보다 늦게 방문하는데다가 여당 대표라는 점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올 필요가 있다”며 “민주당 측에서도 이를 감안해 고위인사들과의 면담을 비롯해 무게감 있는 행사들을 준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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