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KR산업(케이알산업)이 시공을 맡은 의정부시 낙양동 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꺾여 쓰러지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인부 3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쳤다. <뉴시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계룡건설이 ‘크레인’의 악몽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최근 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의정부 타워크레인’ 사고 현장이 계룡건설 자회사의 공사현장이어서다. 계룡건설 역시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빙상경기장 신축과정에서 발생한 크레인 사고로 인해 현재 관계자들이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원청’에 책임을 물려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계룡건설은 적잖이 불편한 처지가 됐다.

지난 10일 사고는 의정부시 낙양동 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꺾여 쓰러지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인부 3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쳤다.

의정부에서 발생한 타워크레인 사고를 계기로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남양주 사고에 이어 또다시 타워크레인에 의한 사고가 발생하자 파문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크레인 관련 산업재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5월까지 타워크레인 사고로 33명이 사망하고, 252명이 부상했다. 이 기간 천장 크레인과 이동식 크레인, 타워크레인 등 모든 크레인 사고로 인한 산재 건수는 4,067건(사망자·부상자 합계 건수)에 달했다.

급기야 청와대까지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타워크레인 중대재해 예방대책’을 주문했다. 특히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원청’에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김 장관은 의정부 크레인 사고 이후 현장을 방문해 “지금까지 타워크레인 사고가 나면 원청은 책임에서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앞으로는 보상 등 모든 분야에 있어 원청이 책임을 지도록 하는 지침도 곧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크레인 사고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계룡건설도 적잖이 불편한 처지가 됐다. 타워크레인 사고가 발생한 의정부 아파트 현장이 자회사인 KR산업(케이알산업)이 시공(원청)을 맡고 있는 곳이어서다. 별개 회사의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건이긴 하지만,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7월 계룡건설이 시공을 맡은 강원 강릉시 교동 아이스아레나 건축 공사 현장에서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1명이 숨지고 1명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했다. <뉴시스/강릉소방서

무엇보다 계룡건설도 크레인 사고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계룡건설은 지난해 7월 시공을 맡은 강원 강릉시 아이스아레나 건축 공사현장에서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로 곤욕을 치렀다. ‘아이스아레나’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트·쇼트트랙 등의 경기가 펼쳐질 경기장이다.

이 사건은 현재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지난 5월 춘천지검 강릉지청은 계룡건설 당시 현장소장을 비롯해 하청업체 관계자 등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계룡건설 법인은 약식기소(벌금) 처분을 받았다.

청와대까지 나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의정부 타워크레인 사고에 대한 수사는 꽤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에선 ‘안전수칙 위반’ 등 전형적인 ‘인재(人災)’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근 정부는 중대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발표하고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경찰의 사건 수사 결과를 떠나 관련업체들에 무거운 책임을 묻게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계룡건설도, 자회사인 KR산업도 가시방석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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