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부영태평빌딩 지하 2층에 문을 연 식객촌 내부 모습. <부영>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딱딱하고 삭막한 분위기를 풍기는 기업들의 사무실이 변신하고 있다. 흰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맨 직원들만 가득한 사무 공간이 아닌 맛집이 모여 있는 핫플레이스로 등극하고 있다. 특히 서울의 주요 상권인 광화문과 남대문에 위치한 건설사 빌딩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헤드쿼터(본사)를 맛집촌으로 탈바꿈 시킨 건설사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GS건설이다. 종각역 인근에 위치한 GS건설의 본사인 ‘그랑서울’은 점심시간만 되면 주변 직장인과 볼일을 보러 종각을 들른 사람들도 북적거린다.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에 소개된 팔도 맛집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그랑서울 빌딩 지하 1층과 지상 1·2층에는 식당과 카페 등을 포함해 30여개 외식업체들이 입점해있다.

그랑서울은 솔로탈출을 꿈꾸는 미혼남녀들의 만남의 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GS건설은 화이트데이나 발렌타인데이 등 각종 기념일이나 시즌 때마다 그랑서울에서 미팅 이벤트를 개최하며 큐피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오는 28일에는 할로인데이를 기념해 300명의 싱글남녀의 솔로대첩이 개최될 예정이다.

그랑서울 인근의 D타워도 각종 모임과 약속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대림산업의 플랜트사업본부인 D타워는 보수적 색채가 강한 광화문 일대에서 최신 외식 트렌드를 선도하는 이태원이나 경리단길 등의 유명 맛집을 만날 수 있다는 게 큰 특징이다. 유러피안 브렌치 카페나 수제버거 가게에는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종로 나들이에 나선 사람들로 북적된다.

부영그룹도 맛집 행렬에 동참했다. 지난해 삼성생명으로부터 인수한 태평빌딩은 남대문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하고 있다. 그랑서울과 비슷한 식객촌을 컨셉으로 한 태평빌딩에는 21개 식당외에도 허영만 화백의 전시 자료를 배치하는 등 먹거리와 함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부영은 올해 연말부터 현대미술전인 하이퍼파빌리온 전을 개최하는 등 부영태평빌딩이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획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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