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신임 대표, 26일 사천 본사서 공식 취임… 내달 초 경영혁신 TF 발족
“2030년 매출 20조원 성장 위한 기반 착실히 다질 것”

KAI는 26일 경남 사천에 위치한 본사에서 ‘새 선장’인 김조원 신임대표 취임식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김조원 사장이 공식 취임하면서 수리온 양산 재개 등 그간 주춤했던 현안 해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 KAI>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새로운 KAI(카이·한국항공우주산업)를 만들겠다.”

방산비리 의혹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렀던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이 새 출발을 알렸다. KAI는 26일 경남 사천에 위치한 본사에서 ‘새 선장’인 김조원 신임 대표(이하 사장) 취임식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김조원 사장이 공식 취임하면서 경영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취임식을 맞은 김조원 사장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KAI의 현 상황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와 역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KAI는 이른바 ‘방산비리 척결’의 타깃으로 지목되며 전방위적인 수사로 몸살을 앓았다. KAI의 자존심인 전략 헬기 ‘수리온’은 마녀사냥식 공격으로 졸지에 깡통헬기로 치부되는 수모를 겪었고 이에 따라 임직원들의 사기도 고꾸라졌다. 사업은 전면 올스톱됐고, 대외신인도도 추락하며 KAI는 비틀댔다. 오죽하면 학계에서 나서 “개인비리를 항공산업과 방산업 전체의 비리로 몰아가선 안된다”며 무차별적인 수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검찰이 하성용 전 사장을 분식회계 및 채용비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하며 사실상 파문은 일단락됐지만, 남은 상처는 적지 않다.

취임식 후 항공기 생산현장 시찰 중인 KAI 김조원 사장 

새롭게 KAI를 이끌게 된 김조원 사장의 어깨가 무거운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김조원 사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새로운 KAI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혁신과 성장, 상생을 강조했다. 혁신을 통해 세계적인 항공우주기업으로 성장을 이루고 지역사회·협력업체의 발전도 KAI의 주요 가치로 삼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경영시스템 구축에 대한 추진 계획도 밝혔다.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경영 시스템을 정비하고 모든 업무를 법규에 맞게 공개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김 사장은 “이제 KAI는 세계 선진 항공업체들과 경쟁해야 한다”며 “글로벌 기업의 위상에 부합하고 새로운 경영환경에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도록 올해 말까지 경영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KAI는 다음 달 초까지 ‘경영혁신TF’를 구성하고 인사, 재무, 회계, 구매, 영업 등 업무 전반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는 방안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미래 전략사업과 연구·개발 업무의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 전반의 혁신도 추진한다.

그동안 방산비리 수사로 인해 사업 전반이 멈춰선 만큼 ‘경영정상화’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김조원 사장은 “다양한 신규사업을 발굴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핵심역량을 확보함으로써 KAI가 2030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김 사장은 정부 사업을 충실히 수행하는 한편 선진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미래 핵심역량을 높여 나간다는 구상이다.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연구·개발 환경을 조성하여 빠른 시일 내 세계 최고 수준의 종합 항공우주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를 위해 “체계를 정비하고 적극적인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고도 했다.

KAI 임직원들에게는 자부심과 겸손함을 주문했다. 김 사장은 “KAI는 주식회사지만 국가 주요 정책에 부응하는 공적 기관으로서의 역할도 있다”며 “국가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점을 늘 인식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KAI 구성원들이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수호자라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새로운 기업문화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날 김조원 사장은 “KAI는 여러분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큰 성장을 이뤄왔다”며 “우리 모두가 서로 신뢰하고 격려하며 잘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노력한다면 다시 국민들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으로 믿는다”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KAI에 몰아쳤던 태풍은 이제 수그러드는 모양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17일 ADEX(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 참석해 KAI 부스를 방문하고 T-50에 탑승해 KAI에 힘을 실어줬다. 악재를 털고 새 수장까지 맞이하면서 안팎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 8월 3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도 최근 6만원 가까이로 회복했다. KAI의 진짜 비상(飛上)은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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