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의 이중과금 논란이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카카오게임즈>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배틀그라운드를 둘러싼 ‘이중 과금 문제’가 진정세로 돌아섰다. 앞서 논란이 일었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갈등을 예고했던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PC방 협회)는 의견 수렴 및 검토를 거쳐 입장을 발표할 방침이다.

PC방 협회 관계자는 27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현재 업주님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단계”라며 “현 시점에서 말하기엔 조심스럽다. 면밀히 검토한 후 어떻게 대응할 지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알려진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김병수 PC방 협회장은 최근 열린 워크샵에서 카카오게임즈의 배틀그라운드 과금문제와 관련해 업주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며 강력대응을 예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 PC방 협회 ‘강경’에서 ‘신중 모드’로 전환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는 지난 3월 출시 이후 6개월 만에 글로벌 판매량 1,800만장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게임이다. 미국 밸브사가 운영하는 게임플랫폼 스팀을 통해 패키지를 구매하면 추가요금 없이 온라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국내에선 약 130만장이 팔렸고, PC방 점유율 1~2위(25%)를 기록 중이다.

갈등은 배그의 국내 유통을 맡은 카카오게임즈가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유저들 입장에선 패키지를 구매하지 않아도 PC방에 배그를 즐길 수 있게 됐지만, PC방 점주들은 사용시간에 따른 요금을 내야 한다. 별도의 비용 없이 배그 유저들을 유치했던 PC방 점주들로선 ‘이중과금’으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일각에선 PC방 협회가 앞서 블리자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는 점에서, 배그도 같은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패키지 판매와 함께 PC방 과금 정책을 도입하면서 ‘이중과금’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그러나 PC방 협회는 불과 이틀 만에 ‘강경’에서 ‘신중’ 모드로 돌아섰다. 여기엔 앞서 이중과금 문제로 논란이 일었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와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vs 배틀그라운드 ‘이중과금’ 문제 다르다?

PC방들은 ‘스타크래프트’를 서비스하기 위해 오리지널, 확장팩 패키지를 자리 수대로 구매, 보유하고 있다. 블리자드사의 정책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블리자드사가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제공하면서 PC방에 시간 과금을 요구한 건 반발을 부르기 충분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기존 버전보다 그래픽과 해상도만 좀 더 향상됐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반면 배그의 경우 패키지를 구매한 고객들이 PC방에서 자신의 스팀 계정으로 접속, 게임을 즐긴다. PC방 점주들이 배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투자한 비용은 PC사양의 업그레이드에 그친다.

물론 일부 PC방 점주들은 배그 스팀계정을 구매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스팀은 이용약관을 통해 자신의 계정에 설치된 게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점주들이 배그 계정 구매에 돈을 들였다지만, 합법적인 영업행위는 아니라는 뜻이다.

PC방 협회 관계자는 “일부 업주 분들은 이중과금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계신다”며 “하지만 스타크래프트와 차이는 있다. (현 상황에서) 공정위에 제소하겠다고 말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배그의 패키지를 구매한 유저들도 PC방에서 접속할 경우 추가요금이 산정된다는 점에서 '이중과금'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진 않을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이에 대해 “종량제 방식은 업계에서 널리 사용하는 보편적인 모델”이라며 “PC방만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받는 요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방식으로 가맹PC방 전 좌석에서 배틀그라운드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최종적으론 PC방 업주들의 수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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