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모닝을 꺾고 경차 시장 왕좌를 차지했던 스파크는 올해 부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5만3,588대와 3만5,592대. 5만1,927대와 5만8,011대. 전자는 올해 9월까지 기아차 모닝과 한국지엠 스파크의 누적판매량이고, 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판매량이다.

모닝은 지난해에 비해 판매량이 3.2% 증가했다. 올해 신형 모델을 발표한 것을 고려하면 증가율이 높지 않지만, 스파크는 확실하게 제압했다. 반면, 스파크의 판매량은 38.6%나 줄었다.

스파크는 지난해 파격적인 할인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모닝을 위협했다. 모닝도 맞불을 놨지만, 승자는 스파크였다. 7만8,035대의 판매량으로 와 7만5,133대의 모닝을 제쳤다.

이는 꽤 의미 있는 ‘사건’이었다. 모닝과 스파크는 국내 경차 시장의 양대산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지만, 늘 1등은 모닝 차지였다. 모닝은 경차로 분류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2015년까지 단 한 번도 1등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런데 만년 2등에 머물던 스파크가 그 자리를 빼앗은 것이다.

비록 모닝이 신형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었던 측면을 간과할 수 없지만, 한국지엠 입장에선 통쾌하고 기아차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스파크의 왕좌는 ‘1년 천하’에 그치고 말았다. 올해는 사실상 일찌감치 승부가 갈린 상태다. 기아차는 당초 지난해 출시하려던 신형 모닝을 올해 초 선보였고, 스파크는 별다른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제자리로 돌아갔다.

스파크의 부진은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 스파크는 구형 모델이던 2014년에도 6만500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중간에 신형 모델을 출시했던 2015년엔 5만8,978대, 지난해에는 7만8,035대를 판매했다. 그러나 올해는 9월까지 3만5,000여대에 그치고 있고, 월간 판매량은 3,00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간 판매량이 5만대도 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은 다시 모닝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은 최근 철수설 논란과 노사갈등, 판매부진 등 3중고를 겪고 있다. 스파크의 신형 모델 투입 모멘텀도 아직 꽤 남아있다. 가격이나 사양보완으로 모닝을 상대하기엔 버거운 게 사실이다. 어쩌면 스파크에겐 다시 오지 않을 2016년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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