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0일, 프로야구 경기 도중 비가 새 물의를 빚었던 고척돔의 모습. <KBSN SPORTS 중계화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은 최근 하자보수가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20일, 프로야구 경기가 진행되던 도중 비가 새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 장면은 중계화면에 고스란히 포착돼 야구팬들의 웃음거리가 된 바 있다.

고척돔은 현재 이 문제와 관련해 하자보수가 진행 중이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9월부터 누수 관련 하자보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중순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시공사는 준공 후 3년까지 하자보수의 책임을 갖는다. 다만, 누수로 인해 프로야구 경기 또는 행사가 열리지 못한 경우는 없었기 때문에 별도의 배상이나 보상은 없다.

고척돔의 누수 현상은 2년 연속 반복됐다. 고척돔은 2015년 11월 정식 개장해 지난해 첫 프로야구 시즌을 소화했다. 그런데 지난해에도 7월에 폭우가 내리자 비가 줄줄 새는 현상이 나타났다. 개장 이후 2년 모두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만 되면 빗물이 실내로 뚝뚝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 고척돔이다.

물론 비가 샌 날은 모두 상당한 비가 내렸다. 그러나 아주 특별한 비라고 보긴 어려웠다. 매년 여름, 최소 한 번 이상 찾아오는 수준의 폭우였다.

현대산업개발은 처음 물이 샌 지난해에도 하자보수를 실시했다. 그러나 1년 뒤 비는 또 샜다. 누수가 발생한 곳은 빗물받이 배수관이었다. 위치는 조금 차이가 있었지만, 빗물받이 배수관이 문제가 된 것은 공통점이었다. 애초 시공은 물론 하자보수도 완벽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이번 하자보수는 좀 더 꼼꼼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8월에 누수가 발생한 곳 외에도 전체적으로 점검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하자보수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리란 보장은 없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하자 중에서 가장 까다로운 것 중 하나가 누수”라며 “어떤 때에는 아주 쉽게 개선되기도 하지만, 워낙 작은 틈만 있어도 물은 새어 나오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시공사는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산업개발의 하자보수 책임기간은 내년 9월이면 끝난다. 이 기간이 끝난 후 누수가 발생하면, 서울시설공단이 비용 등을 부담해야 한다. 혈세가 투입되는 것이다.

반면, 시공 자체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날 경우 현대산업개발의 책임이 무거워진다. 하지만 이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다.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내년 여름엔 큰 비가 오지 않았다가 그 후에 많은 비가 올 수도 있고, 여러모로 예측이나 장담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만약 하자보수 기간 내에 또 누수가 발생한다 해도, 발생한 위치 등 따질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같은 하자가 반복돼 하자보수 기간이 연장되는 사례도 있지만, 법적인 측면 등 검토할 것이 많다는 설명이다.

사업초기부터 잡음과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고척돔은 프로야구 두 번째 시즌을 맞아 많은 부분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가장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는 누수는 여전히 우려의 시선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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