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정석'으로 유명한 성지출판 홍상욱 대표가 10년째 배당금으로 128억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지출판>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대한민국에서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책’이라는 수식어가 말해 주듯 50년 째 수험생들의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는 ‘수학의 정석’. 이 책의 명성에 힘입어 사양산업이라 불리는 출판 시장에서 연간 100억원에 가까운 견고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성지출판의 도덕성이 도마에 올랐다. 보통 제조업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기업에서나 볼법한 고배당을 통한 오너가들의 부의 축적이 이뤄진 것. ‘사학재벌 2세’ 홍상욱 대표가 지난 2005년부터 10년 간 배당금이라는 명목으로 챙긴 금액만 12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회사 실적 악화에도 고배당 수혜 누린 사학재벌 2세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성지출판은 해마다 20억원의 배당금을 집행해 오고 있다. 외부감사를 받기 시작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회사 실적과는 무관하게 20억원의 배당금을 일관되게 주주에게 지급했다. 그 결과 최대주주(64%)인 홍상욱 대표는 매년 배당금으로만 12억8,000만원을 챙겼다. 10년 동안 배당금으로만 128억원을 지급받은 것이다.

배당성향은 회사 실적에 따라 70%에서 270%를 오르내렸다. 출판 시장 사정이 비교적 양호했던 2000년대 무렵에는 당기순이익과 엇비슷한 규모의 배당금이 지급되더니, 2012년 순이익 이 반토막 나면서 배당성향 역시 덩달아 뛰었다. 15억8,514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그해 배당성향은 126%에 이르렀다. 비상장사들의 평균적인 배당성향이 50% 내외로 알려진 사실에 비춰보면, 상당한 고배당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듬해 사정은 더 나빠졌다. 영업익와 당기순이익 모두 2000년대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한때 40억원의 문턱을 바라보던 영업이익은 10억원대로 추락했으며, 당기순이익은 한 자릿수(9억1,224만원)로 내려갔다. 하지만 성지출판의 배당 정책에 변화는 없었다.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해야 하는 긴박한 시기에도 고배당은 계속됐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2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고, 이중 12억8,000만원(배당성향 219%)이 홍 대표의 몫으로 돌아갔다.

영업익과 순이익이 각각 11억1,009만원과 7억3,300만원까지 떨어진 2014년에도 같은 금액을 배당금으로 책정하면서 배당성향은 273%를 기록했다. 이런 식으로 홍 대표는 2005년부터 10년간 총 128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받은 것인데, 외부감사가 이뤄지지 않은 해까지 더할 경우 그 규모는 대폭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홍상욱 대표는 “출판업 시장이 전반적으로 안 좋아져 올해부터는 배당규모를 반으로 줄였다”라면서도 “배당은 국가에서 기업들에게 적극 장려할 정도로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 배당세와 종합소득세 등 세금을 미리 지급한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배당 수혜를 오너가 대부분 가져가 부를 축적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법인으로 운영되지 않는 개인 회사 보다는 대표의 몫이 적다고 본다”고 전했다.

홍 대표는 수학의 정석을 집필한 홍성대 상산학원 이사장의 아들로 1997년 성지출판 법인인 설립된 이래 20년째 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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