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0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검증에 나섰다. 홍 후보자는 편법 증여, 학벌주의 조장, 갑질 계약서 등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해명하며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홍종학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편법 증여 논란과 관련해 증여세를 더 낼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홍 후보자의 딸은 초등학교 때 외할머니로부터 서울 중구 충무로5가에 있는 상가건물 지분 25%를 증여받았다. 야당은 증여액이 10억원을 넘으면 증여세를 40% 내야 하는데 홍 후보자의 부인과 딸이 나눠서 증여를 받아 증여세를 회피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홍 후보자는 “(증여) 당시 현직 의원이었고, 어머님(장모님) 사정상 증여를 결정한 뒤 제가 크게 반대할 수 없었다”며 “회계법인에 증여세를 내도 좋으니 조금의 문제도 없게 처리해달라고 맡겼다”고 설명했다.

홍 후보자는 “모녀간 채무채권 관계 지적이 많은데 후보자가 지금이라도 2억2,000만원을 현금 증여해서 (논란을) 해소할 의향이 있느냐”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그렇게 하겠다. 저희(가족)도 굉장히 불편한 상황이고 조금의 이득도 되지 않는 방식이기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저서에 ‘학벌 지상주의’가 담겨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홍 후보자는 1998년 경원대(현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재직 시절 펴낸 ‘삼수·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는 책에서 “명문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성공한 사람들이 자주 보도되는데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조그만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데 성공했는지 몰라도 그들에게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그들은 세계의 천재와 경쟁해 나갈 수 있는 근본적인 소양이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아 논란이 일었다.

홍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책 전체를 보면 명문대 독식구조라는 우리나라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내용이 나와 있다. 제가 평생 살아오면서 중소기업인을 폄하한 적이 없다”며 “경위야 어떻게 됐던 잘못된 표현으로 상처받은 분들이 있으면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사과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자진사퇴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열심히 해명하겠다”고 답해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홍 후보자는 “저 자신에 대한 관리를 소홀하게 한 부분은 인정하지만, 공적인 영역에서 중산층, 서민이 잘살아야 좋은 나라가 된다고 하는 부분에서는 표리부동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저 자신도 가난한 동네에서 태어났고, 이웃을 잘살게 해야겠다고 어린 시절 가졌던 마음이 아직도 남아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인사청문회 도중 강훈식 원내대변인 명의로 낸 논평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한 후보자의 충분한 소명이 이뤄졌고,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소상공인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는 적임자임이 확인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정부 인사의 흠집 내기를 위한 정치공세가 아니라 국민이 적합 여부를 판단할 기회의 청문회라면 이제 야당은 초당적 협조에 나서야 한다”며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조각이 원활히 맞춰져,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협치 정신’을 발휘해주시길 당부 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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