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필립모리스가 출시한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히츠'(사진)가 9월까지 5개월 동안 5000만갑 이상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 인기가 심상찮다. 5개월간 5,000만갑이 팔리며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BAT코리아에 이어 KT&G까지 전자담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시장을 선점한 아이코스의 독주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필립모리스가 지난 4월 선보인 아이코스는 ‘히트스틱’이란 열을 내는 기구에 전용 연초인 ‘히츠’를 끼운 후 전원 버튼을 눌러 니코틴이 함유된 수증기를 마시는 전자담배다.

1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아이코스 ‘히츠’는 4월 출시 이후 9월까지 5개월 동안 5,000만갑 이상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약 2,150억원 규모로, 11월 판매량 기준 국내 담배시장의 6% 점유율을 차지한다.

아이코스의 인기에 힘입어 BAT(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는 지난 9월 궐련형 담배 ‘글로(GLO)’를 출시했고, 국내 회사인 KT&G는 오는 20일부터 ‘릴(lil)’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궐련형 전자담배의 내년 점유율은 7∼8%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코스를 애용하는 흡연자들은 담배 특유의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점을 최대 장점으로 꼽고 있다. 직장인 강모(41·서울) 씨는 “일반 담배연기와 다른 수증기 방식이라 주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덜 주는 것 같아 아이코스를 애용한다”며 “주변에도 아이코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급격하게 늘었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지만 유해물질이 일반담배의 10% 수준이라는 필립모리스 측의 홍보 효과도 아이코스 인기에 한 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그러나 “(아이코스 같은) 가열식 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거나 유해 성분이 덜 배출된다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는 입장이다

아이코스의 인기 열풍이 계속 이어질 지는 ‘가격’에 달렸다. 아이코스의 연초(‘히츠’) 가격은 4,300원이다. 하지만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개별소비세를 갑당 126원에서 529원으로 403원 오르게 됐다.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도 일반 담배의 90% 수준으로 인상되면 궐련형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은 현재보다 1,200원 이상 오른다. 이에 따라 궐련형 전자담배의 갑당 가격이 5,000원을 훌쩍 넘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여기에 출시를 앞둔 KT&G ‘릴’이 가격 경쟁력면에서 앞서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릴’의 전용 스틱(‘핏’) 가격은 4,300원으로,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세금 인상분이 반영됐다. 업계에선 이같은 강점이 아이코스 점유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한 번 사용하면 다시 충전해야 하는 아이코스와 달리 한 번 충전하면 스틱 20개 이상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애연가들에겐 매력인 대목이다. 

한편 궐련형 전자담배의 가격이 인상될 전망이 나오면서 ‘사재기’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강력한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과다하게 사들여 보유하거나 공급량이 충분함에도 판매하지 않는 등 매점매석 행위가 적발되면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7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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