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네티즌이 가나초콜릿에서 구더기를 발견했다며 게재한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가나초콜릿에서 또 다시 살아있는 구더기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제조사인 롯데제과 측은 제조과정이 아닌 유통과정에서 발생한 문제고, 이를 해결할 뚜렷한 방법이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13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나초콜릿에서 살아있는 구더기를 발견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을 올린 네티즌은 “집 앞 슈퍼에서 가나초콜릿과 껌을 샀고, 포장지 윗부분만 뜯은 뒤 초콜릿을 잘라 꺼내 먹었다. 반 정도 먹고 포장지를 다 뜯었는데 꿈틀거리는 구더기와 구더기 사체들이 있었다”며 “너무 당황스러웠고 역겨워서 토할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내용과 함께 올린 사진 및 영상에서는 가나초콜릿 위에 구더기 여러 마리가 덕지덕지 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어 이 네티즌은 “롯데제과 상담원과 통화해 이를 알렸고, 직원이 찾아왔다”며 “처음엔 그냥 간단한 병원 검사받고 환불 받기를 원했다. 하지만 제품을 먹고 아플 경우에만 병원비 청구가 가능하다고 해 더욱 기가 막혔다”고 덧붙였다.

가나초콜릿에서는 그동안 수차례 이러한 구더기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불과 지난 7월에도 온라인 커뮤니티 및 언론을 통해 같은 내용의 사건이 전해졌다. 수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비단 롯데제과나 가나초콜릿 만의 문제도 아니다. 다른 회사의 다른 제품에서도 구더기가 나오는 경우가 이따금 발생한다. 또한 일반 가정에서도 쌀통 등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처럼 소비자들을 큰 충격으로 몰아넣는 사건이 반복되는 이유는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초콜릿 제품에서 발견되는 구더기는 대부분 화랑곡나방의 유충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크기가 아주 작을 때 강력한 턱부분을 이용해 포장지를 뜯고 들어가 그 안에서 성장하다 발견되곤 한다. 눈에 확 띄는 구더기까지 성장하지 않은 경우엔,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이번에 구더기가 나온 제품은 생산된 지 9개월 된 것으로, 만약 제조과정에서 들어갔다면 이미 나방이 됐어야 한다. 앞선 다른 사례들과 마찬가지로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물론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화랑곡나방 유충이 뚫을 수 없는 강력한 포장재를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이 경우 원가가 크게 상승할 뿐 아니라, 초콜릿 등 제품의 상태를 원만하게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심각한 정신적 충격에 비해 신체적으로 탈을 입을 가능성이 낮다보니 소비자와 회사 간의 소모적인 분쟁만 반복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맛있게 먹을 생각으로 뜯은 제품에서 징그러운 모습의 벌레가 나오니 충격과 분노가 클 수밖에 없다”며 “반면 회사 입장에서는 제조상의 문제가 아니고, 유통과정에서는 언제 유입됐을지 확인할 길이 없으니 무작정 보상이 쉽지 않다. 정부가 나서거나, 제과업체와 소비자단체가 협의해 명확한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사회적 낭비를 줄일 수 있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제품을 잘 보존하고, 화랑곡나방 유충 침투까지 막는 포장재가 개발되는 것이 전 세계적 제과업계의 숙원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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