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지털프라자가 과도한 상술로 눈총을 받고 있다. <삼성디지털프라자 블로그>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삼성디지털프라자(이하 프라자)가 정보에 상대적으로 어두운 어르신을 상대로 꼼수판매를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령 소비자들의 피해는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문제지만,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도 동참한 모양새다.

◇ 상조상품을 적금이라 속인 삼성디지털프라자

14일 IT커뮤니티에 게시된 A씨의 피해사례를 정리하면 이렇다. 

오랜만에 집에 들린 A씨는 어머니의 계좌에서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못보던 상조회사로 매달 5만4,000원씩 빠져나가고 있는 것을 포착한 것이다. A씨는 어머니가 이미 다른 상조회사에 가입한 상태라는 점에서 이상함을 느껴 상황파악에 나섰고, 그 결과 A씨의 어머니가 몇 달 전 프라자에서 TV를 구매하면서 가입한 상품 때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문제는 “적금처럼 조금씩 넣는 상품으로, TV가격을 100만원 할인해준다”는 직원의 설명에 가입을 했지만, 알고 보니 상조상품이었다는 것. 또 A씨의 어머니는 TV구매를 현금으로 결제하려 했지만 불가능하다는 직원의 말에 신용카드까지 발급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제 일흔을 바라보시는 노모이신데, 적금이라 속이면서 상조에 가입시켰다”며 “5만4,000원씩 10년 납부라니 말이 안 된다”고 성토했다. 이어 “할인받은 걸 반환하고서라도 취소요청을 할 것”이라며 “어떻게 노인분들에게 이런 식으로 영업하는지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본지는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삼성전자 측에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관계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삼성디지털프라자 공식 블로그의 '진행 중인 이벤트'란에 올라온 행사내용.<삼성디지털프라자 블로그>

다만 프라자의 공식 블로그를 통해 대명라이프웨이와 위와 같은 상품을 판매 중인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프라자와 대명라이프웨이는 월 5만4,000원씩 110회(9년2개월) 납입을 조건으로 전자제품 구매비용 100만원을 지원하고, 대명리조트 우대혜택 및 상조와 웨딩·교육·여행·이사 전환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고 명시했다.

◇ 고령층 상대 악덕상술 문제, 해결책은 마땅히 없어

문제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악덕상술’ 논란과 맞닿아있다는 점이다. ‘100만원 할인’만 강조한 판촉활동에 고령 소비자는 불필요한 상조상품을 가입하게 되거나 신용카드를 발급 받게되는 식이다. 상조상품의 경우, 구체적인 보장내용이나 약관 등에 대한 확인이 반드시 필요한데, 피해를 호소한 A씨의 어머니 사례처럼 ‘적금’으로 오인해 가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보에 취약하거나 판단이 흐려진 고령층에게 ‘공짜물품’ 또는 ‘무료관광’ 등을 미끼로 유인해 이득을 취하는 행위는 과거부터 꾸준히 사회적 문제로 대두돼 왔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의 불만상담은 2012년 81만2,934건에서 지난해 77만9,332건으로 감소한 반면, 고령소비자들의 상담 건은 3만1,638건에서 3만7,287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고령 소비자들을 상대로 한 악덕상술이 더욱 많아진 것으로 해석되는 배경이다.

하지만 현행 제도 상 고령층의 피해를 구제할 수단은 특별히 마련되지 않았다. 19대 국회 당시 박대동·김상훈·강기정 의원 등이 관련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상임위원회의 문턱도 넘지 못한 채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고령 소비자라고 해서 별도의 강화된 보호책이 마련된 건 아니다”며 “일반 소비자와 동일하게 피해 접수를 받고 조치한다”고 말했다. 또 “다만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어르신들을 상대로 교육 등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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