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문 MBC 부사장이 14일 사의를 표명했다.

[시사위크=정수진 기자] MBC 경영진 쇄신이 속도를 내고 있다. 김장겸 전 MBC 사장이 해임된 가운데 백종문 부사장이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MBC에 따르면 백종문 부사장은 “사장 해임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느껴 사임한다”며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혔다.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지난 13일 김장겸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백 부사장은 대표이사 대행직을 맡게 됐지만 하루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기존 경영체제가 무너진데다 검찰 수사에 대한 압박까지 더해져 자리를 지키고 있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해석된다.

백 부사장은 1984년 MBC에 입사했다. 김재철 사장 취임 후 편성국장, 편성제작본부장, 미래전략본부장 등 요직을 맡았고 김장겸 사장 경영 체제가 들어선 뒤에는 부사장으로 발탁됐다.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를 ‘증거 없이 해고’했다고 말한 녹취록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지난해 1월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이같은 녹취록을 공개돼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전국언론노조 등 40여개 시민단체의 모임인 MBC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해 3월 백 부사장을 부당노동행위와 방송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지만 검찰은 지난해 12월 무혐의 처분했다. 최근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재개했다.

백 부사장이 사임으로 사장 직무는 최기화 기획본부장이 대신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사장 선임 절차 재개와 함께 기존 임원진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70일 넘게 파업을 이어오던 MBC 직원들은 속속 업무에 복귀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MBC노조)는 9월 4일부터 공영방송 정상화와 김장겸 전 사장 퇴진을 외치며 파업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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