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현 우리카드 사장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유구현 우리카드 대표가 임기 만료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3년간 우리카드를 안정적으로 유 대표는 세번째 연임에 도전한다. 연임 전망은 썩 밝지 못하다는 평가다. 올해 들어 수익성이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는데다 최근 모회사 수장 교체 변수까지 등장했다.

◇ 쪼그라든 수익성‧점유율 ‘부담’

유구현 대표의 임기는 다음달 말 만료된다. 2015년 1월 취임한 유 대표는 그해 말 재선임이 확정된 후 올해 초 두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견조한 경영 성과를 앞세워 임기를 연장해왔지만 올해는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실적 지표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우리카드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813억원으로 전년(924억) 대비 12% 가량 줄었다. 3분기 개별 실적도 크게 뒷걸음질을 쳤다. 우리카드의 3분기 순이익은 194억으로 전년(315억) 대비 38% 가량 급감했다.

물론 이같은 수익성 악화는 비단 우리카드만의 문제는 아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올해 3분기 8개 전업계 카드사 중 7곳이 모두 역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우리카드는 적자전환한 롯데카드를 다음으로 순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다.

여기에 시장 점유율도 위축되고 있다. 2013년 4월 우리은행에서 분사한 우리카드는 7.1%대 점유율에서 시작해 작년 2분기 9%를 돌파하며 성장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다시 낮아지기 시작, 3분기에는 8%대로 주저앉았다. 우리카드의 3분기 시장 점유율(사용액 기준)은 전분기 대비 0.25% 하락한 8.85%로 나타났다. 취임 당시 ‘10% 점유율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던 유 대표로서는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 모회사 수장 교체, 연임가도에 최대 변수

더불어 최근 모회사의 수장 교체 변수까지 등장해 그의 거취는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모회사인 우리은행 이광구 행장은 최근 채용 비리 파문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차기 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유 대표는 그간 이 행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인사로 알려졌다. 이 행장과 같은 상업은행 출신인 그는 이 행장 체제 출범과 함께 카드 사장으로 발탁됐다. 유 대표는 2015년 1월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이 행장에 대해 “같이 오래 근무해서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며 각별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 행장이 연임 7개월만에 중도 사퇴하면서 그의 입지도 위태로워졌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새로운 행장 체제가 들어서면 대규모 인사 쇄신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 유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경영 안정화 차원에서 유임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 카드업계에는 지난해부터 매서운 한풍이 몰아치고 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시장 포화, 규제 강화, 신흥 경쟁자 출현으로 업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에 카드사마다 수익성 악화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심을 하고 있다. 우리카드도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 사장 체제를 유지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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