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의 3분기 마케팅비는 2조원이 넘는다. 대부분이 판매장려금과 불법보조금에 사용됐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통신3사의 마케팅비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 3분기 통신사가 지출한 광고선전비만 놓고 봐도 3,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마케팅’의 핵심인 판매·지급 수수료를 합치면 3조원 이상이다. 마케팅 비용은 결국 소비자들의 몫으로 전가된다는 점에서 천문학적 마케팅 비용에 대한 세간의 시선이 곱지 못하다.

◇ ‘천문학적’ 마케팅비, 판매점 리베이트·불법보조금 탓

통신3사의 마케팅 비용은 최근 증가하는 추세다. 통신사가 마케팅에 지출하는 내역은 크게 홍보에 지출하는 ‘광고선전비’와, 판매에 따른 성과금 식의 ‘판매수수료’ 혹은 ‘지급수수료’로 나뉜다. SK텔레콤은 지급수수료로 일괄 계산하고 있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지급수수료와 판매수수료를 나눠 책정하고 있다. 이를 다 합치면 통신사가 영업에 사용한 금액이 추산되는 것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3분기 통신3사가 지출한 광고선전비는 2,821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355억원 증가했다. 해당 금액은 TV, 인터넷 등 소비자가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에 사용됐다.

수수료는 더 큰 규모다. 3사의 판매수수료와 지급수수료를 합한 금액은 3조581억원 가량이다. 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831억원 증가한 규모다. 통신사의 수수료 액수가 다소 큰 이유는 대리점, 판매점에 지급되는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불법 보조금도 수수료에 포함된다. 새로운 고객을 창출할 수 없는 국내 통신 시장 특성상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뺏고 뺏기는 경쟁이 이어지며 수수료도 증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해보면 통신3사가 3분기 사용한 마케팅 비용은 3조3,402억원이다. 3개월간 고객유치를 위한 경쟁에만 쏟아부은 액수다. 같은 시기 매출액(13조3,287억원)의 25%에 해당한다.

다만 통신사의 총 마케팅비는 단말기 매출 수익을 제외하고 계산한다. 이에 따라 3분기 통신3사의 ‘실질적인’ 마케팅 비용을 계산해보면 2조273억원이 된다. 이 규모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것이다.

◇ 참여연대 “마케팅비 증가? 좋은 상황 아냐”

문제는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이 통신비를 낮추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마케팅비를 줄여 효율적으로 경영한다면 통신비가 지금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참여연대는 지난 6월 기본료 폐지 이슈가 커졌을 당시 통신사들이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면 충분히 실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3분기 마케팅비가 증가한 이유는 불법보조금 때문”이라며 “시장을 모니터링한 결과 3분기 중 한 달 가량 ‘불법보조금 대란’이 지속됐다. 단통법 시행 이후 이렇게 긴 시간 대란이 이어진 적이 있나 싶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치가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마케팅비 증가는 결국 불필요한 통신비를 인상시키는 문제가 있어 소비자를 위해서는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