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투자 규모는 260억달러로 전망된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투자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반도체 설비 투자에만 260억달러(약 28조원)를 지출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투자는 동종업계의 인텔과 TSMC를 합친 것보다 많은 것이다. 

14일(현지시각) 미국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17년도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총 설비 투자액은 908억달러(약 100조원)로 전망된다. 연초 시장전망치는 723억달러(약 80조원)였다. 이후 공급이 확대되면서 최근 25% 상향된 전망치가 나온 것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투자 행보는 반도체 기업 중에서도 큰 규모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에 260억달러(약 28조원)를 투자할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의 전체 투자액 중 20% 가량을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것이다. 올해 투자 규모는 전년(113억달러) 대비 2배 이상 확대됐다. 삼성전자의 투자 확대 기조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반도체 투자액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인텔과 TSMC의 투자금을 합친 것보다 많은 규모다. <IC인사이츠>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투자 규모는 인텔과 대만 TSMC의 투자액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다. 인텔과 대만 TSMC의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투자 분야는 △3D 낸드플래시(140억달러) △D램(70억달러) △파운드리(50억달러) 등으로 3D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투자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투자는 중국 등 후발 주자들과의 견제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IC인사이츠 역시 중국의 신생업체들이 획기적인 방법으로 경쟁하지 않는 이상 기존 반도체 기업들의 점유율을 뺏어오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IC인사이츠는 이 같은 투자가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언급했다. 3D 낸드플래시 시장에 공급과잉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3D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인텔 등도 투자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빌 맥클린(Bill McClean) IC인사이츠 대표는 “반도체 업계의 동향을 37년간 봐왔다”며 “올해 삼성전자의 투자 규모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크다. 매우 공격적인 행보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