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국내 시장을 차별하고 갑질까지 행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애플 홈페이지>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애플이 국내 시장을 차별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국에서의 태도와 ‘매우’ 다르다는 것이 골자. 국내에서는 배짱 영업으로 갑질을 일삼는 반면 중국에서는 비위 맞추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아이폰 판매량이 유지되기 때문에 애플의 차별이 이어진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애플, 한국시장에서 연이은 배짱 영업 ‘심각’

우리나라는 ‘갑질’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압박과 차별적 행위를 자행하는,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사회에 반감이 크다. 비정규직 갑질, 하청업체 갑질, 가맹점 갑질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부 시민들은 갑질 논란에 휘말린 기업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일 정도다.

외국계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엔 네이버와 구글의 ‘역차별’ 공방이 이어지며 외국 기업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애플이 국내 시장을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애플에 대한 불만은 아이폰X의 가격에서부터 시작됐다. 아이폰X(언락폰 기준)의 출고가는 163만원으로, 일본 등 해외 시장에 비해 높게 책정했다는 것이다. 일본 출고가와 비교하면 20만원 가량이 비싸다. 부가세와 환율을 고려해도 국내 출고가는 높은 편이다.

통신사에 아이폰8 시리즈의 광고비를 떠넘겼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애플을 대상으로 이통3사에 마케팅을 떠넘기는 문제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또 다시 같은 갑질을 반복한 것이다. 배짱 영업을 관행처럼 해오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의 구매를 위해 통신사와 제조사가 함께 제공하는 보조금 역시 지급하지 않는다. 아이폰의 공시지원금이 유독 적은 이유다. 최근 출시한 아이폰8과 아이폰X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의 공시지원금은 6만원대 요금제 기준 7만원이다. 심지어 배터리 팽창 등의 기기 결함 문제에도 원인 규명 등의 공식 입장 없이 신제품 출시를 강행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의 발화 사건을 경험해본 국내 소비자들은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 애플, 한국시장은 ‘봉’ vs 중국시장은 ‘왕’ 전략?

반면 중국에서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애플은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해 막대한 비용의 투자까지 발표하고 나섰다. 중국을 향한 아낌없는 애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국내 시장을 차별한다는 문제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옆 나라와의 차별적인 행보에 애플이 ‘코리아패싱’을 한다는 불만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중국 정부를 위해 아이폰의 중국 앱스토어 내 VPN앱까지 삭제했다. VPN(가상사설망)은 IT기업들이 정보 보안을 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서 인터넷 감시와 검열을 강화하고 있는 분위기를 보이자 애플은 VPN 사용을 포기한 것이다. 중국 정부의 기조에 따르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0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위해 팀 쿡 애플 CEO가 중국에 방문하기도 했다. 시 주석의 집권 2기가 시작되자마자 눈도장을 찍기 위해 중국 베이징으로 향한 것이다. 시 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쿡 CEO는 애플이 중국에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공헌하고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애플은 중국에서의 R&D(연구개발)센터 설립을 확대하고 있다. 애플은 중국 베이징, 선전, 쑤저우 등에서 4개의 R&D 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애플이 공식 발표한 투자금액만 해도 40억위안(약 6,700억원)에 달한다. 확정하지 않은 투자금까지 합한다면 애플이 중국에 쏟는 연구개발 금액은 1조원 가까이 될 가능성도 있다. 국내에서는 마케팅비조차 사용하지 않는 애플이다.

일각에서는 차별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판매량이 나오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국시장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아이폰이 팔리기 때문에 마케팅 등에 돈을 쏟아부으며 잘 보이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실제 17일 진행된 아이폰X 역시 사전예약 시작 10분 만에 매진됐다. 애플이 국내에서 배짱 영업을 할 수 있는 이유라는 데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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