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를 맡고 있는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이 고(故) 조진호 감독의 아들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어떻게 해서라도 학비 전액을 마련해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하고, 현대중공업에 입사할 수 있도록 힘을 다하겠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를 맡고 있는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이 20일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어워즈 2017’에서 한 말이다. 권오갑 부회장이 발 벗고 돕겠다고 밝힌 대상은 고(故) 조진호 부산 아이파크 감독의 중학생 아들이다. 고 조진호 감독을 대신해 특별공로상을 수여한 아들에게 희망을 건넨 말이었다.

권오갑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고인을 기리는 영상 뒤에 이어져 더 큰 감동과 훈훈함을 자아냈다.

하지만 다소 경솔한 발언이었다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최근 수년간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 현대중공업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대규모 적자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상당수의 임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협력업체까지 더하면 일자리를 잃은 이들은 수만 명에 달한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부사장은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불편한 시선을 받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아무리 덕담일지라도 ‘입사’까지 언급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고 조진호 감독의 아들은 현재 축구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다. ‘현대중공업 입사’보단 ‘울산 현대 입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급하는 것이 한결 자연스러워 보인다.

물론 고 조진호 감독의 어린 아들을 위로하려는 좋은 취지에서 비롯된 작은 말 실수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선 생업을 잃은 많은 이들을 고려하지 못한 발언으로 다소 아쉬움과 씁쓸함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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