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6 10:13
‘적자탈출’ 삼광글라스, 실적보고서 살펴보니…
‘적자탈출’ 삼광글라스, 실적보고서 살펴보니…
  • 범찬희 기자
  • 승인 2017.11.2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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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광글라스가 투자 판단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경영정보를 누락한 채 잠정실적을 공개해 투자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삼광글라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삼광글라스가 1분기 만에 적자 탈출에 성공해 관심이 집중된다. 회사 측은 ‘영업력 강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삼광글라스의 실적 보고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주목할 만한 내용이 눈에 띈다. 그동안 삼광글라스의 실적을 갉아먹던 자회사를 이번 회계처리에서 제외시킨 것. 지분법상에 따른 효과가 실적에 반영됐을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자들에게는 중요한 정보지만, 삼광글라스 측은 ‘대수롭지 않다’는 분위기다.

◇ 적자 탈출 성공한 삼광글라스… 진짜 비결은?

지난해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삼광글라스가 실적 회복에 성공한 모양새다. 지난 14일 삼광글라스는 3분기보고서를 통해 올해 매출이 지난해 3분기 757억에서 895억원으로 18.2%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더불어 영업이익 역시 19억원을 기록하면서 같은 기간 10.3% 늘었다고 밝혔다. 영업익이 개선되면서 지난 2분기 30억원에 이르던 적자도 1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이번 실적 개선의 원인으로 삼광글라스는 크게 두 가지를 뽑았다. 첫 번째는 밀폐 용기 등 본업 실적이 전년 대비 늘었다는 이유다. 다음으로 “3분기부터 시작된 유연탄 소싱 사업이 영업이익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게 삼광글라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자회사인 군장에너지의 실적이 개선된 점도 1분기 만에 적자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았다.

삼광글라스는 지난 4일 공시한 잠정영업실적을 통해서도 이 같은 요인을 투자자들이 참고할 중요사항으로 공개했다.

하지만 삼광글라스는 잠정실적을 공시하면서 정작 중요한 정보를 누락했다. 그동안 회사 전체 실적을 ‘깎아먹던’ 자회사 ‘쿼츠테크’를 이번 실적에서 제외시켰단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이다.

만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쿼츠테크는 삼광글라스에게 있어 ‘계륵’ 같은 존재였다. 보유 지분율은 13% 남짓하지만 의결권이 최대주주인 군장에너지로부터 위임돼 있어 삼광글라스의 연결 실적에 잡혔다. 지난해 삼광글라스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3억원과 10억원 가까이 손실시킬 정도로 쿼츠테크는 삼광글라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결국 삼광글라스는 쿼츠테크를 연결 대상에서 제외시키로 결정했다. 3분기가 시작된 지난 7월 1일 지금껏 군장에너지로부터 위임받았던 쿼츠테크의 의결권을 해지했다. 자연스레 쿼츠테크는 이번 삼광글라스의 3분기 연결 대상에서 제외됐고, 1분기 만에 적자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삼광글라스는 자회사 ‘쿼츠테크’를 이번 연결실적에서 제외시켰다는 중요한 내부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의 게시판 성격인 ‘투자판단과 관련한 중요사항’에 알리지 않았다. 삼광글라스가 회계처리 과정에서 제외시킨 자회사(쿼츠테크)는 실적 증감에 결정적 역할을 해왔던 곳임에도 경영성과만 강조해 투자자들에게 홍보한 셈이다.

물론 정보공개 대상이나 기준 등은 기업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른다. 하지만 소소한 사안이라 할 지라도 주주 및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삼광글라스의 이번 조치는 아쉬움을 남긴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다. 삼광글라스의 설명과는 달리 본업에서도 실적 개선을 이끌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회사를 제외한 삼광글라스의 개별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했을 때 10억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광글라스가 밝힌 밀폐 용기의 판매 증가나 신규 사업의 수익성 개선보다는 쿼츠테크의 제외로 인한 지분법 이익에 기댄 실적 개선임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삼광글라스 관계자는 “쿼츠테크가 연결 대상에서 제외된건 직접적인 영업 활동과 관련이 없어 잠정 실적에는 공지하지 않았다”며 "대신 분기보고서 주석 한 켠에 해당 사실을 기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