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최근 최룡해(사진 우측) 노동당 부위원장 주도로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을 실시하면서 황병서(사진 좌측) 총정치국장이 처벌됐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북한 내 권력 서열이 또 한 번 요동치고 있다. ‘2인자’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해오던 최룡해와 황병서의 희비가 엇갈린 것. 최룡해가 주도하는 노동당 지도부가 ‘불순한 태도’를 문제 삼아 인민군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을 실시했다. 총정치국이 검열 대상에 오른 것은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수장은 황병서다. 

국가정보원은 20일 국회 정보위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힌 뒤 “총정치국장 황병서와 제1부국장 김원홍을 비롯해 총정치국 소속 장교들이 처벌을 받았다는 첩보가 입수됐다”고 설명했다. 처벌 수위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숙청 수준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처벌받은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의 모습이 지난 19일 조선중앙TV에서 방영된 기록영화 ‘위대한 동지3’에도 삭제되지 않고 등장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북 전문가들은 황병서의 처벌을 김정은 위원장의 군기잡기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황병서는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데다 혁명화 경험이 없을 만큼 지시를 잘 따르는 관료형 인물로 알려졌다. 혁명화는 북한 최고지도자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거나 당 정책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을 경우 직책을 박탈당하고, 사상 학습과 노동을 통해 재교육을 받는 일을 말한다. 특히 황병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생모 고용희로부터 각별한 심임을 받았다.

때문일까. 일각에선 최룡해의 복수설을 제기하고 있다. 최룡해는 2014년 황병서가 총정치국장에 오르면서 하차해야 했다. 당 비서로 좌천된 데 이어 협동농장으로 추방돼 혁명화 교육을 받는 등 시련을 겪었다. 이와 관련,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 3월 ‘최근 북한 핵심권력층간 갈등 징후’를 발표하며 “최룡해가 황병서의 보고로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룡해는 지난해 복귀했다.

현재 최룡해는 당·정·군을 아우르는 핵심 실세로 자리매김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는 공식 보직만 8개에 달한다.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근로단체 담당),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위원회 위원,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국가체육지도위원장에 이어 지난달 7일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과 조직지도부장에도 임명됐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