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새벽, 미국 ITC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발표한다. <각사 홈페이지>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오는 22일(한국시간) 새벽 미국 ITC가 양사의 세탁기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발표하기 때문이다. 이번 권고안에 따라 향후 양사의 세탁기 사업에 대한 규제가 정해진다. 아직 어떤 것도 예측할 수 없지만, 결과에 따라 파장도 큰 만큼 양사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삼성·LG 세탁기의 미국 운명, ‘권고안’에 달렸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업계에 따르면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는 22일 새벽 2시경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해당 권고안은 한국의 세탁기로 미국 제조업이 피해를 봤다는 주장을 전제로 한다. 미국 제조업이 당한 피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 사업자들에게 부과하는 규제인 셈이다.

22일 발표가 최종 결과는 아니다. 4명의 ITC 위원이 각자 제안하는 4가지의 ‘권고안’만 나오는 것이다. 향후 위원 투표 과정을 거치게 된다. 투표로 결정된 내용을 내달 4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보고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60일 이내에 승인하면 최종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중요한 이유는 이번 권고안을 통해 ‘어떻게 한국 제조사를 제재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극히 미국의 입장에서만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앞서 ITC는 지난 5월 월풀(Whirlpool)이 제기한, 한국 세탁기로 인한 미국 제조업의 피해 주장을 수용한 바 있다.

ITC 위원들이 내는 권고안의 수위가 낮을수록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유리하다. 월풀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및 관련 부품에 39~58%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들이 월풀의 제안을 어디까지 받아들일지가 관건인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저율관세할당(TRQ)를 제시했다. 세탁기 물량 145만대까지는 낮은 관세를 매기고 초과 물량은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양사는 미국 현지에 가전공장을 건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삼성전자·LG전자 “결과 지켜봐야 될 것”

북미는 양사 모두에 중요한 시장이다. 월풀이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압박을 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 가전시장의 점유율 순위는 △삼성전자(17.3%) △월풀(16.6%) △LG전자(15.7%) 순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6분기 연속 1위를 유지 중이다.

LG전자는 월풀과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올 3분기 북미 매출은 4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글로벌 매출액 중 26%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다만 해당 매출액은 세탁기뿐 아니라 스마트폰, 냉장고 등 모든 사업의 매출을 포함한 것이다. 북미는 지속적인 시장 확대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번 권고안 발표가 중요한 이유다.

LG전자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아직은 정해진 것이 없다”며 “내일 새벽에 미국 ITC에서 권고안이 나오면 그 결과를 보고 움직일 예정이다. 섣부르게 판단을 하거나 움직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아직은 알 수 없다”며 “이번 권고안이 완전한 제재안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의견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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