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하우스 유아용 매트를 판매 중인 CJ오쇼핑 방송.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생후 7개월 아이를 키우고 있는 A씨(31) 부부는 지난달 말 유아용매트를 구입했다. 아이의 활동성이 많아지고, 날씨가 추워졌기 때문이다. 제품을 선택하는 과정에선 많은 고민을 했다. 매트 제품 특성상 유해물질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고, 아이가 직접 사용할 뿐 아니라 피부에 직접 닿는 것이기 때문에 걱정이 더욱 컸다. 얼마 전 요가매트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도 들은 터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정보를 찾아 나선 A씨 부부는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마침 해당 제품이 홈쇼핑을 통해 판매되고 있어 더욱 믿음이 갔고, 이를 통해 구입했다.

그런데 최근 A씨 부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해당 제품 관련 소식을 접한 것이다. 제품 생산라인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돼 친환경인증이 취소됐다는 내용이었다. 아이를 생각해 많은 고민과 비용을 들여 구입한 제품이었기에 허탈함과 배신감이 더욱 컸다. 아직 포장을 뜯지 않은 제품도 있어 제품을 구입한 CJ오쇼핑에 문의를 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해당 업체와 논의 중이다”라는 애매모호한 내용이었다.

◇ 속 타는 부모들… 늘어놓은 해명 속 빠져있는 ‘향후 조치’

A씨 부부가 구입한 매트는 친환경 유아용 매트로 유명한 크림하우스 제품이다. 아이들에게 유해하지 않다는 점을 크게 강조하고 있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제품 후기 및 추천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크림하우스는 지난 7월 업계 최초로 친환경인증을 획득하며 신뢰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원료와 생산과정은 물론 제품 출고에 이르는 모든 부분에 공을 들인 결과였다.

하지만 지난 15일, 이러한 친환경인증이 취소됐다. 제품 생산과정에서 유해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크림하우스 측은 “매트를 만들 때 전혀 사용되지 않는 성분이고, 생산 설비를 청소할 때 사용된 용제가 완전히 닦이지 않고 남아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제품의 유해성 및 안정성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제품이 유해한 것이 아니라, 환경오염에 관한 문제로 친환경 인증이 취소됐다는 것이다.

또한 “친환경 인증 취소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고, 해당 문제를 보완해 재인증 절차도 밟을 계획”이라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문제는 사후처리 방안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크림하우스는 첫 번째 공식입장과 두 번째 공식입장에서 모두 환불이나 교환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판매되고 있고, 법적 대응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바로 결정할 수 없다는 설명뿐이다.

이에 해당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친환경을 강조한 고가의 제품이고, 주로 사용하는 것이 어린 아이들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반응도 더욱 격렬한 모습이다.

A씨 부부는 “행여 이런 문제로 마음을 졸이거나 걱정하고 싶지 않아 크림하우스 제품을 선택했던 것이다. 여러 가지 해명을 내놨던데 변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씁쓸함을 나타냈다.

이러한 사태의 불똥은 CJ오쇼핑으로도 튀고 있다. CJ오쇼핑은 최근까지도 이 제품을 판매한 바 있다. 크림하우스가 신뢰 및 유명세를 쌓는데 CJ오쇼핑도 상당 부분 기여했다. 첫 방송부터 ‘완판’을 기록했고, 이후 CJ오쇼핑의 유아동 부문 매출 1위로 올라섰다. 지난달에도 10월 최저가 방송을 진행했다. 특히 A씨 부부처럼 CJ오쇼핑에 대한 신뢰로 해당 제품을 구입한 부모들도 적지 않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크림하우스에 대한 불만 뿐 아니라, 제품을 구입한 CJ오쇼핑의 빠른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늘어나고 있다. 한 네티즌은 “CJ오쇼핑에서 구입하신 분들은 함께 고객센터로 전화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자”는 내용의 글을 남겼고, 이에 많은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CJ오쇼핑 관계자는 당장 환불 등의 조치를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크림하우스 측에서 결정해야할 사안이다. 우리는 그 제품을 판매하는 여러 채널 중 하나일 뿐이라 단독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없다. 경우에 따라 조치가 다 다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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