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채용 청탁 구설에 휘말렸다. <대구은행 제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진퇴양난이다. 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의 얘기다.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박인규 회장은 ‘금감원 채용 비리 연루 구설수’까지 휘말렸다. 사퇴 압박에도 꿋꿋이 버터오던 박 회장은 또 다른 난관을 만났다.

◇ 금감원 채용 비리 연루 구설수 확산

검찰은 금감원의 ‘채용 비리’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관련 혐의로 이병삼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 전 부원장보는 지난해 금감원 민원처리 전문직 채용과정에서 서류를 조작하는 방법 등으로 다수의 부격적자를 선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현직 은행장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불합격 대상인 지원자의 면접 평가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킨 혐의도 드러났다.

검찰은 해당 은행장이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법조계와 금융권을 중심으로 청탁 의혹 대상자가 박인규 회장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6월 금감원 하반기 민원 처리 전문직원 채용에 자사 출신 직원이 합격할 수 있도록 이 전 부원장보에게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박 회장 측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은행도 “확인된 내용이 없어서 아는 바가 없다”는 답변만을 내놨다.

이번 논란은 박 회장에게는 ‘엎친데 덮친격’의 악재다. 박 회장은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대량 구매한 뒤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 수법으로 30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조성된 비자금이 정치인 등에게 건너갔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 계속되는 박인규 회장 리스크… 그룹 신인도에 부담 가중

여기에 채용 청탁 의혹까지 추가되면서 그의 입지는 더욱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 회장은 거센 사퇴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조합은 물론, 시민단체까지 나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며 연일 압박을 가하고 있다. 정치권에 보이지 않는 압박도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박 회장은 금융권의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통한다.

그럼에도 그는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왔다. 최근에는 오히려 업계의 예상의 깨고 활발한 경영 활동을 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달 초 DGB금융그룹은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다만 언제까지 사퇴 압박을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CEO리스크는 그룹에 상당한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비자금 파문으로 대구은행은 물론 DGB금융그룹까지 신인도에 큰 타격을 받았다.

하이투자증권의 최종 인수에도 ‘CEO리스크’는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DGB금융그룹이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금융권에서는 ‘CEO 리스크’가 심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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