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이 JSA를 통해 탈북을 감행한 북한군 병사의 소식에 “죽음을 무릅쓰고 자유를 향해 뛴 북한군 병사에게서 북한 전체 2,500만 주민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살아나서 정말 기쁘다.” 태영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탈북을 감행한 북한군 병사의 영상을 보고 애잔한 심경을 나타냈다. 그는 영국 주재 북한 공사를 지내다 지난해 7월 한국으로 망명했다.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을 터. 그는 22일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죽음을 무릅쓰고 자유를 향해 뛴 북한군 병사에게서 북한 전체 2,500만 주민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태영호 위원은 ‘소프트파워’를 강조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해 목숨까지 거는 북한 주민들의 절박함”은 한국 문화의 유입에서 시작됐다는 것. 이로 인해 “북한 주민들 사이에 남과 북의 삶에 대한 비교의 개념이 생겼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실제 20대 중반의 오모 씨로 알려진 북한군 병사는 걸그룹 소녀시대의 ‘지(Gee)’를 가장 좋아했다. 태영호 위원은 “통일 혁명을 위한 1단계 과업이 완성됐음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말했다.

앞서 태영호 위원은 이달 초 방미 일정 가운데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 가진 강연에서도 소프트파워를 통한 북한 변화 전략을 제안했다. 그것이야말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가장 무서워하는 일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북한 체제는 공포정치과 외부정보 차단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면서 “북한 주민이 고립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 주민을 교육하면 북한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영호 위원은 “한국에 죽어도 간다는 일념으로 질주”한 북한군 병사를 다시 한 번 떠올렸다. 병실에 걸린 태극기를 보고, 걸그룹 노래를 들으며 안정을 찾고 있다는 소식에 “눈만 감으면 아직도 북한에서 총탄에 쫓기고 있다는 불안감에서 시달리기 때문에 ‘내가 한국에서 살아있구나’라고 계속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모든 북한 주민이 자유를 향한 질주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이 힘을 모아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해 그들의 마음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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