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조찬세미나 '양당 연대·통합 의미와 전망 그리고 과제'에 참석한 국민의당 안철수(오른쪽),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놓고 국민의당이 두 갈래로 갈라진 모습이다. ‘끝장토론’으로 한 차례 당의 입장을 정리했지만, 양 측 모두 토론 결과와는 상관없이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접촉면을 더욱 늘리고 있고, 통합을 저지하기 위한 호남 중진들의 ‘평화개혁연대’도 본격적인 출범을 앞두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3일 국민의당·바른정당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통합포럼과 각 당의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바른정책연구소가 주최한 ‘양당 연대·통합의 의미와 전망 그리고 과제’라는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참석했다.

안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기득권 양당과 개혁 세력 간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바른정당과 지향점이 같다”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정책연대를 시작으로 문제 해결 정당의 정체성을 보여주자”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토론회를 통해 양당의 정책연대 방향을 모색해 나가자는 점을 강조했다. 양당 통합을 얘기했던 이전에 비해서는 한 발 뺀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국민통합포럼 행사에 처음으로 참석했다는 것만 보더라도 ‘통합’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했다.

양당이 통합·연대하는 것이 당 지지율 차원에서도 더 낫다는 결과가 담긴 자체 여론조사도 배포됐다. 국민의당은 이날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한 ‘현안 관련 여론조사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국민의당이 다른정당과 연대·통합하면 좋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45.6%로 나타났다. 이는 ‘독자세력으로 성장해야한다’(40%)는 답변보다 소폭 앞선 수치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p, 응답률은 11%)

안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는 잠정 중단한다”는 끝장토론 결과에도 불구하고 강한 통합 드라이브를 걸자 반대파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박지원·정동영·천정배 등 호남 중진의원들은 평화개혁연대 출범을 위한 서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통합의 길이 옳지 않기 때문에 평화개혁연대 서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며 “원외지역위원장들과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동영 의원은 평화개혁연대 구상 취지에 대해 “안 대표가 이끄는 대로 가서는 당은 살 길이 없다, 그러니 당을 살리기 위해 개혁 과제 중심에 서서 개혁 세력으로 다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뜻에 동참하는 분들이 의견도 내고 당의 현안과 당내 문제와 정치 현안에 대해서 같이 토론도 하고 의견을 내기 위한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평화개혁연대를 제안했던 박·정·천 의원은 모임의 대표로는 나서지 않을 생각이다. 박 의원은 “우리가 나서서 하면 안 좋다. 권력투쟁으로 비친다. 박지원·천정배·정동영은 전면에 서지 않을 거다. 우리 내부에서 상당히 합리적인 분을 대표자로 합의를 해놨다”고 했다.

통합론 찬성파에서는 평화개혁연대의 규모나 방향성에 대해 볼멘소리가 나왔다. 이언주 의원은 “박지원·천정배·정동영 이분들이 중심이 돼서 뭘 하신다고 하던데 여기에 대부분의 의원들은 합류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그 명단이 한 번도 공개가 된 적이 없고 저는 뭔지 잘 모르겠다”며 “과거에 매몰돼서 과거의 어떤 틀 속에서 계속 이야기를 하고 또 다른 분열적 정치를 하는 것은 (새로운 정치) 정신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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