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이후 주요 현안과 지지율 변화 추이 <데이터=리얼미터>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취임 200일을 눈앞에 두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70%대를 넘어 다시 상승하고 있다. 이미 지지층이 결집한 상태라 앞으로 떨어질 일만 남았다는 예상을 깬 것이어서 더욱 고무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국빈방한과 신남방정책 등 외교행보와 포항지진 대책이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 낸 것으로 분석된다.

취임 200일을 전후한 지지율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정권의 초기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정권의 성패는 인수위 단계에서 결정난다”며 그 중요성을 언급했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새 정부의 출범 100일 지지율 흐름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다만 문재인 정부의 경우 인수위 없이 출범했다는 점에서 취임 200일 지지율을 살펴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 북한 핵실험, 이유정·박성진 낙마로 한 때 65.6%까지 하락

취임 100일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변화를 살펴보면, 조금씩 등락을 거듭하면서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특히 새 정부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희석돼가던 9월 달에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리얼미터의 9월 주간동향을 살펴보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9월 1주차 처음으로 70%대가 무너졌고 9월 3주차에서는 65.6%로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취임 초기 84.1%였던 지지율과 비교하면 무려 18.5% 포인트 하락한 셈이다.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북핵 문제가 컸다. 북한은 9월 초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2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를 언급하며 북한의 대대적으로 비난했고, 북미 간 ‘말폭탄’이 오고 갔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드높았던 당시, 문 대통령은 침묵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북한 문제에 한국이 배제되는 ‘코리안 패싱’ 논란을 부추기는 계기가 됐다.

인사문제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됐다. 첫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됐던 이유정 후보자가 이른바 ‘주식대박’ 논란으로 9월 초 불명예 사임했다.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출범시켰던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역사관’ ‘종교관’ 논란에 휩싸여 9월 15일 스스로 물러났다. 박성진 후보자의 경우 청와대가 상징성을 감안해 고르고 고른 인사였다는 점에서 특히 타격이 컸었다.

◇ 트럼프 국빈방한이 지지율 반등 계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청와대 국빈만찬에서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뉴시스>

정치권과 여론조사 기관에서는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였다. 정권이 지속됨에 따라 인사나 정책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지지율은 당연히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하지만 최저임금인상처럼 사안별 정부정책은 지지하지 않는 계층이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될 수밖에 없다”며 지지율 하락을 점쳤다.

정치권 안팎의 예상을 깬 지지율 반등은 ‘외교’에서 일어났다. 등락을 거듭했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11월 초 다시 70%대를 회복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한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국빈방한을 계기로 이른바 ‘코리아 패싱’ 논란을 털어냈고, 제재와 압박을 통한 평화적 북핵해결 기조를 재확인 했던 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우려했던 한미FTA 통상협상 문제가 거론되지 않은 것도 성공적으로 평가됐다.

아울러 결단력 있는 재난대책도 지지율 상승효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포항지역 지진이 발생하자 귀국행 비행기에 있던 문 대통령은 즉각 회의와 대책을 지시했고, 이낙연 총리를 중심으로 재난대응 일원화 및 행정력 집중이 이뤄졌다. 무엇보다 포항지역 여진으로 수능시험에 차질이 예상되자, 일주일 연기를 감행한 것도 지지를 이끌어 냈다. 23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3.6%가 연기결정에 대해 ‘잘했다’는 압도적 결과가 나왔다.

이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반영, 11월 4주차 73.1%라는 높은 결과를 이어갔다. 추가 상승여지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 속에 나온 결과여서 놀랍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전병헌 전 정무수석의 검찰조사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었으나 실제 영향은 거의 없었다. 이로서 문 대통령은 ‘적폐청산’을 포함한 각종 현안들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5월 4주차부터 11월 4주차까지 진행된 리얼미터 주간동향을 참조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 가능하다. 포항지진 관련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22일 진행해 최종 511명이 응답했다. 유무선 전화면접 및 ARS 방식으로 조사했다. 응답률은 5.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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