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피부·호흡기 질환 논란을 일으킨 보니코리아의 아웃라스트 소재로 만든 유아용 섬유제품에 대한 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한 결과, 제품에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물질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 육아커뮤니티에 공개된 피해 모습.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지난 여름 벌겋게 피부발진이 난 아이들의 사진이 공개되며 파문을 일으켰던, 이른바 ‘보니코리아 아웃라스트 사건’이 어느 정도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분위기다. 국가기술표준원의 중간결과에 따르면 보니코리아가 판매한 신소재(아웃라스트) 유아용 매트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특히 매트에서 묻어나오는 ‘백색가루’에서는 2종류의 방부제성분(BIT, MIT)이 검출됐다.

사건은 지난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육아커뮤니티에서는 “아기를 매트에 눕혔더니 몸에서 발진이 번져 입원까지 했다”며 피해를 주장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발진·두드러기 등 피부질환과 호흡기질환 증세를 호소하는 글이 대부분으로, 특히 해당 매트에서 흰색 가루가 묻어나오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커졌다. 소비자들은 아이들이 사용하는 신소재 원단 매트를 원인으로 추정했다.

논란이 된 제품은 신소재 ‘아웃라스트’로 만들어졌다. 미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인을 위해 개발한 기술로, 기술이 적용된 원단은 더울 때 피부의 열을 흡수해 시원하게 만들고 서늘해지면 저장된 열을 방출해 적정 체온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유아용품업체인 보니코리아는 이 소재를 수입한 뒤 매트(아웃라스트 에어매트) 등에 사용해 완제품을 생산·판매해왔다.

피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국표원)은 해당 제품에 대한 건강영향조사와 피부 노출에 의한 위해평가 등을 실시했다. 그리고 5개월여만인 지난 24일, 국표원은 제품안전자문위원회를 열고 신소재 유아용 매트 사고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국표원 발표에 따르면 신소재 유아용 매트에서 피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 발견됐다.

국표원은 중간조사 결과 발표에서 “사고는 제품에 피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인 방부제가 사용됐고, 제품에서 하얀 가루가 떨어지는 과정에서 방부제가 피부 등에 직접 노출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건강영향조사 ▲피부노출에 의한 위해평가 ▲피부관련 동물시험 등으로 진행됐다. 공식발표를 통해 건강영향조사 참여자 396명 가운데 제품 사용 중 71명(17.9%)은 피부질환, 47명(11.9%)은 호흡기 질환이 발생했다.

국표원은 “제품 사용자들의 접촉성 피부염 등 피부질환 진단율이 전국 통계보다 높게 나타났다”며 “제품 사용 중단 후 회복된 점을 고려할 때 제품사용이 피부질환을 초래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조사 결과 제품에서 떨어진 하얀 가루에서 2종류의 방부제성분(BIT, MIT)이 검출됐다. 검출량은 BIT 10mg/kg, MIT 2mg/kg로, 2세 이하 유아를 기준으로 피부 노출에 의한 위해평가를 한 결과 안정성이 우려되는 수준으로 평가됐다. 

국표원은 제품 사용 중 발생한 하얀 가루가 기관지염 등을 유발할 개연성도 존재한다고 보고 흡입독성 관련 조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 업계에 어린이용 제품에는 해당 신소재의 사용을 피하고 성인제품도 피부에 직접 닿지 않게 설계·제조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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