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나와 스토닉을 출시한 현대·기아차가 유럽시장에서 성장세를 되찾고 있다. <현대차 제공>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유럽은 미국과 더불어 자동차산업의 본고장이란 자부심을 지닌 곳이다. 그만큼 많은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산증인인 현대·기아자동차 역시 유럽 시장에 진출한지 오래다. 하지만 자리를 잡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았다. 2003년 현대·기아차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2.5%(현대차 1.7%, 기아차0.8%)에 그쳤다. 2004년 3.2%로 3%대에 들어섰지만, 성장세는 다소 더뎠다. 2009년에 이르러서야 4%대로 올라선 현대·기아차다.

이후 현대·기아차의 유럽시장 성장세에 속도가 붙었다. 2009년 4.1%, 2010년 4.5%의 점유율을 기록하더니 2011년 5.1%, 2012년 6.2%로 상승했다. 3%대에서 4%대로 오르기까진 5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5%와 6%로 진입하는 데에는 각각 2년, 1년 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기세는 다시 주춤했다. 2012년 6.2%, 2013년 6.2%, 2014년 6.0%, 2015년 6.0%, 2016년 6.2%로 좀처럼 입지를 넓히지 못했다.

올해는 다르다. 10월까지 누적 점유율이 6.4%에 이르고 있다. 월간 기준으로는 10월 6.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전을 이어가는 중이다.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6%대 중반을 넘어 역대 최대 유럽시장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5.7% 증가했다.

이 같은 도약의 중심엔 SUV와 소형차가 있었다. 현대차에서는 현지전략 소형차 i10과 i20, 그리고 SUV 투싼이 판매를 주도했고, 기아차에서도 현지전략 소형차 씨드와 SUV 스포티지가 호조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내년엔 마침내 7% 벽을 넘어설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출시한 코나와 스토닉 때문이다.

코나와 스토닉이 속한 B세그먼트 SUV시장은 국내는 물론 유럽에서도 한창 인기가 높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IHS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시장이 무려 10배나 성장했다. 코나와 스토닉은 감각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상품성 및 가성비를 갖춘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코나와 스토닉의 유럽판매가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게 되면, 마의 7% 벽을 넘어서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라며 “유럽시장 맞춤 전략이 점점 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