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제강이 운전기사 갑질 논란 대열에 합류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 정일선 현대비엔지스틸 사장,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아마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이름일 것이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운전기사를 상대로 갑질을 저질러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엔 고려제강 홍종열 명예회장이 갑질 논란 대열에 합류했다. 1918년생으로 올해 100세가 된 홍종열 명예회장이기에 더욱 주목을 끈다.

홍종열 명예회장의 운전기사는 운전 외에도 지극히 사적인 일을 해야 했다고 주장한다. 자택 청소와 주방일은 물론,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로 창문청소까지 했다는 것이다. 또한 초행길인데도 불구하고 내비게이션을 켜지 못하게 하는 등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기상천외한 지시까지 내렸다고 한다. 여러모로 그간 벌어졌던 다른 사건들과 닮은 부분이 많다.

이러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지목을 받는 인물은 홍종열 명예회장의 부인이다. 70대의 나이로, 홍종열 명예회장과 차이가 20살 이상 난다.

특히 이 운전기사는 근로계약서도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고, 홍종열 명예회장 부인과 갈등을 빚은 뒤 해고됐다고 주장한다. 이는 회사 차원에서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부분이다.

고려제강 측은 난데없이 제기된 갑질 논란에 당혹스런 모습이다. 고려제강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현재 제기된 내용의 진위를 파악 중”이라며 “아마도 운전기사 분과 의사소통 상에 다소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해고를 당했다고 하는데, 그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 현재도 회사 소속으로 돼있다”며 “명예회장님께서 고령이시고, 이전에는 이런 일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다소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피해를 주장하고 나선 운전기사 측은 관계당국과 국민신문고에 이 같은 내용을 고발했다. 어느 쪽으로든 진위가 드러나기 시작하면 앞선 사건들 못지않은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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