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낙태죄 폐지와 관련해 입장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유튜브 캡쳐>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천주교 측이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한 청와대 입장에 공식 반발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27일 ‘공개질의’를 통해 “가톨릭교회는 낙태 역시 인간의 생명을 죽이는 유아 살해이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태아의 생명이 침해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특히 논란이 된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을 청와대가 인용했다는 점이다. 조국 수석은 낙태죄 관련 청와대 입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임신중절에 대해서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씀하신 바 있다. 이번 청원을 계기로 우리 사회도 새로운 균형점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었다.

이에 대해 천주교주교회의는 “국민에게 마치 천주교가 작금의 낙태죄 폐지와 관련하여 새로운 상황이 전개된 만큼 긍정적으로 논의할 수도 있으리라는 착각을 갖게끔 하여 매우 교묘한 방법으로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공임신중절에 대해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일단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련 발언은 지난 2013년 이탈리아 종교잡지 ‘카톨릭 문화’ 인터뷰에서 나왔던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터뷰에서 낙태에 반대하는 기존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는 낙태나 동성애에 대해 반대하지만, 그들에 대해 낙인찍고 비난했던 종교계의 문제도 동시에 지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종교라면 비난 보다는 자비가 먼저라는 뉘앙스다.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자들은 사회적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이다. 교회가 늘 자신들을 비난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교회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그들에 대해 더 고려해줘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기자들과 만난 청와대 관계자는 논란에 대해 “공식적으로 청와대는 (관련 입장에 대해) 발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교황의 발언에 대해 당시에도 해석문제가 있었다. 당시 기록을 참고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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