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내정자는 1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경영 계획을 전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내부 계파 갈등 해소’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포용적인 리더십으로 조직 내부 구성원을 화합시키고 공정한 인사로 갈등을 최소하겠다는 것이다. 과연 내부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되는 계파 갈등 문제를 해소시킬 지 주목된다.

◇ 탕평 인사로 계파 갈등해소 자신감

“인사 시스템과 능력에 한에서 인사를 하면 계파 갈등 문제는 없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는 1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은행은 1998년 한일·상업은행이 합병해 탄생한 한빛은행의 후신이다. 금융권에서는 20년간 양 은행 출신 임직원들간의 계파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는 평가를 보내왔다. 최근 우리은행을 뒤흔든 ‘채용 특혜 파문’도 내부 계파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상업은행 출신이 연달아 행장에 선임되면서 한일은행 출신들의 불만이 내부 비리 문건 유출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한일은행’ 출신인 손 내정자는 이날 이같은 외부의 평가가 다소 지나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손 내정자는 “한일·상업은행이 합병한지 20여년이 지났다. 출신은행은 엄연히 있고 이를 부정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외부에서 보는 것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이번에 은행장이 됨으로써 이같은 계파 갈등 문제는 종식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손 내정자는 내부에서 중립적인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한일은행 출신이지만 내부 계파 싸움에서는 한발 비켜나있는 인물로 꼽힌다. 그는 자신이 은행장에 발탁된 것도 이같은 배경이 고려됐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1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열고 경영 계획 포부를 밝혔다. <뉴시스>

손 내정자는 공평한 인사를 통해 계파 갈등 문제를 최소화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다. 손 내정자는 “공정한 인사 시스템 안에서 성과에 의한 인사를 하면 문제는 해소될 것이라고 본다”며 “포용적 리더십을 통해 내부 갈등 문제를 없애겠다”고 말했다.

채용 시스템 혁신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우리은행은 2016년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서 금융감독원이나 은행 주요 고객, 전·현직 인사의 자녀나 친인척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중도 사퇴했다.

손 내정자는 “채용프로세스는 전반적으로 다시 검토하고 세밀하게 안을 만들고 있다”며 “상당부분을 외부에 맡기겠지만 100% 아웃소싱을 하진 않을 것 같다. 외부 전문가를 적절히 이용해서 인사 투명성을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손 내정자가 정식 취임하면 뒤숭숭했던 조직도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관측된다. 손 내정자는 취임 후 흐트러진 조직부터 수습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그의 앞에 놓인 과제는 수두룩하다 . 특히 완전민영화와 지주사 전환이라는 과제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 완전 민영화 위한 기업 가치 제고 등 과제 수두룩 

우리은행은 지난해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민영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은행의 1대 주주는 18.52%를 보유한 예금보험공사다. 예보가 보유한 잔여 지분 매각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주가를 더욱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우리은행의 현재 주가는 공적자금 회수 이익분기점(주당 1만4,200원)을 넘어선 상태이지만, 최근 몇 달간 하락세를 보여왔다. 우리은행 주가는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1만6,200원이다. 지난 7월 1만9,000원 선까지 올랐던 것에 비하면 15% 가량 하락한 상태다. 정부의 신속한 매각 추진을 위해서는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주가를 부양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손 내정자는 “자본을 확충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배당금의 경우 시장 친화적인 배당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IR에 적극 나서 해외 투자자 유치에 힘쓰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손태승 내정자는 22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제51대 우리은행장으로 공식 선임되게 된다. 그는 경영 슬로건을 ‘2018 우리 투게더’로 정했다. 전직원이 화합하고 단결해서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가자는 의미다. 과연 해묵은 계파 갈등 문제를 해소하고 흠집이 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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