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나란히 앉아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이 만 하루도 남지 않았다. 여야는 1일 오후부터 각 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2+2+2 회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협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감정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 3당 원내지도부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2+2+2 회동을 진행 중이다. 내년도 예산안 항목 중 미합의 쟁점 사안은 ▲공무원 증원을 위한 5,322억원 ▲최저임금 인상분에 따른 보조를 위한 일자리 안정기금 3조원 ▲아동수당 1조1,000억원 ▲기초연금 인상분 1조7,000억원 ▲건강보험 재정 ▲누리과정 예산 등이다.

국민의당은 “예년 수준의 공무원 증원 외에는 한 명의 증원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은 ▲재정건전성 고려 ▲중복 ▲과잉 ▲과속 ▲선심성 예산을 삭감하고 민생과 소외계층 지원예산은 극대화하겠다는 원칙”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증원은 퍼주기 정책으로 생색은 낼지 모르지만, 결국 국가적인 대재앙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40석의 의석으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국민의당과 민주당 사이의 기싸움도 치열하다. 2+2+2 회동이 계속 되면서 만남은 이어지고 있지만 양당 사이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민주당은 ‘야당의 발목잡기’라고 주장했고, 국민의당도 이 같은 민주당에 대한 불만을 그대로 표출하고 있다. 회동 중 “이대로는 협상이 안 된다”며 퇴장했던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야당의 반발이 거세지자 전화로 사과하기도 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에 대한 ‘서운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우 원내대표한테 전화가 10번도 넘게 왔는데 안 받았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서 아주 기분이 나빴다. 국민의당은 무조건 도와주는 정당인줄 안다. (민주당을) 도와주면 당연하고 안 도와주면 아주 나쁜놈이 된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답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여소야대인 것이 한탄스러울 정도로, 이렇게 꼭 필요한 민생 예산이 발목 잡히는 것에 속이 상하다”며 “속상하면서 가슴이 답답해서 터질 것 같다”고 호소했다. 기자들을 향해 “기사 제목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여당’이라고 뽑아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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