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뮤지컬 ‘소녀, 노래하다’는 가족의 외면과 사회적 편견에 부딪힌 미혼모의 이야기를 담았다. 낙태와 입양에 대한 법정공방도 다뤘다. 이야기는 실화다. 배우는 미혼모들이다. 8개월간 연기와 보컬 등 훈련 과정을 거친 뒤 무대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 공연을 놓치지 않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김정숙 여사는 3일 은수미 여성가족비서관과 유송화 제2부속비서관 등과 함께 서울 중구 국립극장을 찾았다. 뮤지컬 ‘소녀, 노래하다’를 관람하기 위해서다. 해당 공연 소식을 우연찮게 알게 된 여성가족비서관실에서 관람을 제안하자 김정숙 여사가 기꺼이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앞서 김정숙 여사는 연극 ‘이등병의 엄마’를 관람한 바 있다. 공연을 앞두고 제작자인 고상만 씨가 언론 시사회에서 인터뷰한 내용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당시 고상만 씨는 “의문사 유족 엄마를 위해 김정숙 여사가 관람해주면 큰 위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정숙 여사가 공연장을 다녀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지 불과 20일도 안됐을 때다.
김정숙 여사는 많은 눈물을 흘렸다. 연극 ‘이등병의 엄마’를 관람하며 군 의문사 유족들의 고통에 공감했다면, 뮤지컬 ‘소녀, 노래하다’를 통해선 미혼모가 받고 있는 상처와 냉대에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다. 김정숙 여사는 관람 뒤 무대에 선 미혼모들에게 꽃을 선물하며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숙 여사는 평소 미혼모 문제에 관심이 많다. 관련 모임과도 꾸준히 만나왔다. 청와대 경내 감나무에서 딴 감으로 만든 곶감을 미혼모 모임에 전달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던 셈. 청와대에서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터라 조심스러웠지만, 김정숙 여사는 공연을 관람하는 것으로 미혼모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