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최민석 기자] 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지난해보다 완화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기업들이 연루됐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 등 주요 경제 지표가 나아지고 있는 부분이 호감도 상승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대한상공회의소는 ‘2017년 기업호감지수(CFI)’를 조사한 결과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지난해보다 8.2점 오른 55.8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CFI는 50점을 넘으면 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답변이 더 많다는 뜻이다. 50점 미만이면 그 반대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6일~17일까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3.0점에 불과하던 대기업 CFI는 올해 조사에서 52.2점으로 올랐다. 대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이 과반을 넘은 것이다. 중소기업은 59.4점을 기록해 지난해(59.7점)와 비슷했다.

대한상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연세대 경제학과 조성훈 교수는 “주요국과의 통상마찰, 청년실업률 악화 등 우리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경제성장률 상승이 전망되면서 호감도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민들은 기업들의 경제적 성과는 높게 평가하고 있는 반면 사회적 기여나 윤리성은 부족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FI 조사와 별개로 진행된 ‘사회적 기여’와 ‘규범‧윤리준수’ 부문에서 각각 46.5점, 44.4점을 받았다. 두 평가에서 모두 “잘하고 있다”는 답변보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답변이 더 많았다. ‘경제적 성과’를 묻는 질문에서는 62.8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업가 정신을 더 고취해야 한다는 인식도 강했다. 기업인이나 예비창업자의 기업가 정신이 활발한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36.0%)는 응답이 ‘그렇다’(26.2%)는 답변보다 많았다.

대한상의는 “올해 들어 기업들이 보여준 경제적 성과에 대해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면서 “다만 그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 활동, 준법‧윤리경영 실천에 있어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기업활동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